KIA 윤석민(32)이 드디어 공을 던졌다. 부활을 향한 본격적인 날갯짓이다.
윤석민은 13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구장에서 임창용과 함께 불펜피칭을 소화했다. 야구장 내 불펜에서 불펜 포수를 세워두고 약 30개의 공을 던졌다. 캠프 시작 후 처음 공을 던지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전력 투구는 아니었다. 가볍게 공을 던지며 투구 감각을 찾는 데 주력했다.
전력 투구는 떠나 공을 던진 것 자체가 의미 있었다. KIA 관계자는 "윤석민이 캠프 시작 후 롱토스까지 하고 오늘 처음 하프피칭을 했다. 몸 상태에 이상 없었고, 표정도 밝았다"며 "이제 곧 포수를 앉혀 놓고 던지는 불펜피칭에 들어갈 것 같다. 내부적으로 잡혀 있는 스케줄에 맞춰 움직일 것이다"고 말했다.
KIA 이대진 투수코치도 "석민이가 계획대로 차질 없이 재활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언제 어떻게 실전에 던질 것이라고 말하면 선수가 부담을 가질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짜놓은 계획에선 문제 없다"며 윤석민의 재활 과정과 일정이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민은 지난 2016년 12월 오른쪽 어깨 웃자란 뼈 제거 수술을 받은 뒤로 기나긴 재활을 거듭 중이다. 같은 수술을 한 한화 윤규진·안영명은 1년도 되지 않아 복귀했지만 윤석민은 지난해 1년을 통째로 날렸다. 1~2군 모두 등판 기록이 전무했다.
하지만 지난 겨울 비활동기간 개인 훈련으로 오키나와에서 몸을 만들었고, 2년 만에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 1일 캠프가 시작된 후 캐치볼, 롱토스로 가볍게 공을 던지며 페이스를 조절했다. 2주째가 된 이날 불펜에서 하프피칭 단계까지 왔다
통증 재발이 없다면 몇 차례 하프피칭 이후 포수를 앉혀 놓고 던지는 불펜피칭, 타자를 세워두고 상대하는 라이브피칭을 거쳐 실전 경기에 들어가는 일정이다. KIA 코칭스태프는 윤석민의 복귀 시기를 못박지 않고 차근차근 재활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윤석민은 외부와 접촉을 자제한 채 재활과 훈련에만 집중하고 있다. 함께 훈련 중인 양현종은 "오랜만에 친형 같은 석민이형이랑 같이 훈련해서 좋다. 난 시즌을 준비하고, 석민이형은 재활을 하는 입장이지만 전체적으로 잘 소화하고 있다. 옛날 이야기도 하며 즐겁게 지낸다"고 말했다.
어깨 불편함으로 이날에야 첫 캐치볼을 시작한 임기영도 "석민이형은 자신만의 확실한 운동 루틴이 있다. 어깨 통증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도 해준다"고 고마워했다.
힘겨운 시기이지만 팀 후배들에게 긍정의 힘을 주며 조용히 칼 갈고 있는 윤석민이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