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자 정신이 빛났다.
삼성은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구장에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아카마구장을 소유하고 있는 온나손 지역과 밀접한 유대관계를 유지, 10년 넘게 캠프지로 활용하고 있다. 정규규격 경기장, 보조 경기장, 내야 훈련장, 불펜, 실내연습장, 웨이트장까지 완벽하게 갖춘 최고의 훈련 시설로 타구단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런 아카마구장에 13일 오전 KIA 선수단이 나타났다. 삼성 선수단의 휴식일로 구장 문이 굳에 닫혀있었지만, KIA 선수들의 훈련을 위해 그라운드 훈련장과 라커룸이 개방됐다.
삼성과 같은 오키나와에 캠프를 차린 KIA는 아카마구장에서 약 14km, 차로 25분가량 되는 거리인 킨구장을 훈련지로 사용한다. 킨구장도 정규규격 경기장, 보조 훈련장, 불펜 등을 갖추고 있어 선수들이 훈련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공동으로 사용하는 구장이라 KIA 마음대로 쓰기는 어렵다. KIA 관계자는 "오키나와 미야코지마에서 훈련 중이던 라쿠텐이 오늘 킨구장으로 넘어와 훈련장을 비워줘야 했다"며 "마침 휴식일이었던 삼성 덕분에 차질 없이 훈련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마침 삼성이 이날 휴식이었고, KIA의 아카마구장 대여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삼성의 배려 속에 KIA는 이날 훈련을 정상 소화했고, 14일 킨구장에서는 열리는 라쿠텐과 캠프 첫 연습경기를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양 구단의 끈끈한 관계가 있어 가능했다. 삼성 홍준학 단장과 KIA 조계현 단장은 지난 1998~1999년 삼성에서 1군 매니저와 선수로 함께한 막역한 사이다. KIA 김기태 감독, 삼성 김한수 감독도 1999~2001년 3년간 삼성에서 선수로 한솥밥을 먹으며 존경하고 신뢰하는 선후배 사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삼성이 한기주를 받는 조건으로 KIA에 이영욱을 내주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하기도 했다. 선수 길을 터주기 위한 트레이드로 '상생' 관계를 보여줬다. 이번 캠프에서도 훈련장을 빌려줄 만큼 끈끈한 동업자 정신을 발휘하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