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이경이 제대로 작정한 듯하다. 이이경이 그간의 작품에서 코믹한 연기를 선보이긴 했는데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는 ‘코믹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
JTBC 월화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이하 와이키키)에서 이이경은 자신을 완전히 내려놓고 화끈하게 망가지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이 배꼽을 잡게 할 정도의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이이경은 전작 KBS 2TV 드라마 ‘고백부부’에서도 코믹한 모습을 보여주긴 했는데 ‘으라차차 와이키키’는 그보다 더 업그레이드 된 모습이다. 분장도 서슴지 않고 왁싱 연기까지, 온몸을 내던지는 코믹 연기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 드라마에서 이이경이 맡은 역할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똘기 충만한 생계형 배우 이준기. 실제 배우 이준기와는 전혀 다른 색깔의 모습이 더욱 반전의 재미를 더한다.
이이경은 2회부터 본격적으로 웃음 사냥에 나섰는데 털북숭이 방사선 돌연변이 분장이 압권이었다. 분장 자체로도 웃기지만 이이경은 코믹함을 배가 시키는 연기로 시청자들을 폭소케 했다.
준기는 한국판 엑스맨 촬영을 앞두고 기대에 차있었는데 주인공이 접촉사고를 당해 촬영장에 올 수 없었고 감독은 특수분장 비용이 비싸다며 그대로 집에 갔다가 다음 날 오라는 명을 받았다.
생계형 배우라 언제 잘릴지 모르는 준기는 특수분장을 한 채로 버스를 탔고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거기다 준기는 손톱이 망가질까 봐 손잡이도 잡지 못한 채 중심을 잡았는데 중심을 잡는 모습이 마치 울버린을 연상케 해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준기는 균형 잡는 건 특수분장을 사수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는데 시청자들은 그의 진지한 모습에 웃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12일 방송에서도 이이경의 코믹 하드캐리는 대단했다. 준기는 군복까지 입고 ‘마린’ 오디션을 봤는데 이 작품은 해병 특수부대 이야기가 아니라 수영선수의 영화였다. 단역이라도 시켜달라고 간절하게 부탁했고 감독이 수영선수는 공기 저항을 줄이려고 온몸의 털을 다 민다며 털부자 준기를 거절했다.
하지만 준기는 영화 출연을 위해 왁싱샵을 찾아 극한의 고통을 참고 전신 왁싱을 했다. 배역은 따냈지만 또 문제가 생겼다. 여자친구 집에 갔는데 여자친구 여동생이 준기의 왁싱을 담당했었고 허벅지에 라면을 흘려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여자친구의 엄마였다. 여자친구 가족들에게 온몸을 공개한 것.
여기에 이이경의 다이내믹한 표정과 행동이 코믹함을 더하며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제작발표회 당시 “촬영장에서 ‘이 친구가 유작인가?’라는 이야기를 들을 만큼 몸을 바쳐서 찍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코믹의 끝을 보여주고 있는 이이경. 앞으로 그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