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일본의 세계 랭킹 1위 다카기 미호(24)가 은메달에 그쳤다.
다카기는 지난 12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1500m에서 1분54초55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1분54초35를 기록한 이레인 뷔스트(32, 네덜란드)보다 0.2초 모자랐다.
일본 언론들은 다카기의 은메달을 반겼다. 다카기는 올림픽 일본 여자 빙속 사상 개인 종목으로는 최고 성적을 거뒀다. 종전까지는 1992년 알베르빌 대회 1500m서 하시모토 세이코, 1998년 나가노 대회 500m에서 오카자키 도모미가 거둔 동메달이 최고였다.
동시에 일본 언론들로부터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왔다. 다카기는 이번 시즌 출전한 4차례 월드컵 시리즈 이 종목서 모두 우승,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기록으로 보면 다카기의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다카기는 2017-2018시즌 1분51초49로 가장 좋은 기록을 보유했다. 지난 12월 미국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세운 기록이다. 뷔스트의 최고 기록은 일주일 전 캐나다 캘거리에서 기록한 1분53초89이었다.
뷔스트 이 기록은 이번 시즌 4위였다. 2위 마리트 레인스트라(네덜란드)의 1분52초06, 3위 예카테리나 시코바(러시아)의 1분52초86에 뒤진 기록이다. 하지만 뷔스트는 이번 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레인스트라는 3위였다.
이상화(29, 스포츠토토)와 고다이라 나오(32, 일본)가 맞붙는 여자 500m도 승부를 예측할 수 없다. 고다이라는 이번 시즌 36초50으로 가장 좋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상화는 36초71로 두 번째다.
고다이라는 최근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빼앗긴 적이 없는 부동의 세계 랭킹 1위다. 국내외 대회에서 24연승을 질주했다. 그 사이 이상화와 맞대결에서도 마찬가지. 한 번도 이상화의 등을 본 적이 없다. 전문가들도 대부분 고다이라의 금메달을 예상하고 있다.
더구나 고다이라는 주종목 1000m와 500m에 앞서 출전한 1500m에서 시즌 개인 최고 기록(1분56초11)을 썼다. 종전 1분56초60을 0.49초 앞당겼다. 개인 최고 기록은 2011년 2월 기록한 1분55초40이다. 하지만 리허설 성격의 레이스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대회는 미국 솔트레이크 시티나 캐나다 캘거리 오벌과 비교해 좋은 기록이 나오진 않고 있다. 하지만 빙질의 상태가 좋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깜짝 금메달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그날 컨디션이나 분위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고다이라는 1500m를 뛴 후 "평지에서 최고 기록이 나왔고 얼음과 마찰없이 잘 탔다"면서 "1000m와 500m로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주종목을 위해 테스트 성격이 강했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이상화와 고다이라의 500m 격돌은 오는 18일에 벌어진다. 고다이라는 이에 앞서 14일 1000m에서도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다카기의 은메달로 보면 크진 않지만 미묘한 변수가 생길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진진하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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