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창(29·넥센)의 고민거리 영순위는 야구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무엇일까?
시계를 잠시 과거로. 서건창은 2015시즌 시작과 동시에 부상을 당했다. 4월 9일 잠실 두산전서 1루로 뛰던 중 수비하던 고영민과 충돌,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했다. 당초 전치 3개월로 후반기 복귀가 예상됐지만 빠른 페이스로 6월 중순 복귀했다.
서건창이 1군 복귀한 첫날, 그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때아닌 기우제(?)를 지냈다. 이제 막 복귀한 시점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려면 우천 연기는 피하는 게 좋다. 이유를 묻자 서건창은 "요즘 우리나라 가뭄이 얼마나 심한지 모르나?"라며 본인 야구보다 나라 걱정(?)에 나선 모습이었다.
3년이 지난 지금, 그때의 얘기를 자세히 물었다. 서건창은 "여름인데 하도 비가 안 와 국가적인 중대사였다. 장마철인데도 비가 안 왔다. 그날 부슬부슬 비가 와서 그런 얘기를 했던 것이다. 쉬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서건창은 평소에도 뉴스를 챙겨보며 시사적인 이슈를 놓치지 않는다. 지금의 관심사는 무엇일까. 그는 "미세먼지"라고 즉시 답했다. 미세먼지는 수년째 국민들의 걱정거리다. 직경 10㎛ 이하의 입자상 물질로, 중국발 황사와 스모그 탓에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숨쉬기 힘들어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다.
국민들이 그런데 서건창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홈구장이 고척 스카이돔이라 괜찮지 않나?"는 질문에 "고척돔까지 뿌옇게 흐려질 때가 있다. 정말 심각한 일이다"라며 염려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야외 활동이 많은 직업 아닌가. 아무리 고척 스카이돔이 홈이라도 원정 경기가 절반 넘는다. 신경 쓰인다"라고 밝혔다.
거기에 걱정거리 한 가지 추가. "우리야 어떻게든 야구하면 되지만, 팬들은 다르다. 야구장 많이 오셔야 하는데 발걸음이 줄어드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마무리는 짐짓 조심스러웠다. "야구에 국한된 게 아니라 국가적인 문제다. 민감한 사안이라 여기까지만 말하겠다".
평소 진지한 성격으로 '서교수'라는 별명이 있는 서건창은 야구 고민으로 하루가 바쁘다. 그 와중에도 야구팬들의 건강 생각을 잊지 않는 서건창이다. /ing@osen.co.kr
[사진] 서프라이즈(미 애리조나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