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슬럼버’(감독 노동석)는 일상에 치여 잊고 살았던 친구들을 모처럼 생각나게 하는 영화이다. 억울하게 살인 누명을 쓴 남자의 도주극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안기면서도 오랜 친구들의 깊은 우정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감동 코드도 녹인 드라마이다.
12일 오후 서울 성균관대 새천년홀에서 이달 14일 개봉을 앞둔 영화 ‘골든 슬럼버’의 토크 콘서트가 진행됐다. 이날 주연 배우 강동원, 김의성, 한효주, 김성균, 김대명과 감독 노동석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무엇보다 그동안 제작보고회 및 언론시사회에 등장하지 않았던 한효주가 참여했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이날 토크 콘서트가 열리기에 앞서 故 신해철이 속해있었던 그룹 넥스트가 무대에 올라 인기곡 ‘그대에게’ ‘힘을 내’ 등으로 축하무대를 꾸몄다.
이날 강동원, 한효주, 김성균, 김대명, 김의성 등의 주연배우들이 무대에 오르자 객석에서 열화와 같은 함성이 터져나왔다. 쉽사리 분위기가 진정이 되지 않자 MC 박경림이 “2분만 소리를 지르자”는 시간을 마련하기도.
먼저 택배기사 건우 역의 강동원은 “우리 작품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의 힘, 묵직한 메시지,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들이 흥미로웠다”며 “관객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었다”라고 영화에 출연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촬영 회차가 많았던 그는 이날 박경림으로부터 ‘개근상’ 메달을 받았다.
이어 건우의 조력자 민씨를 연기한 김의성은 액션상을 받고 “액션의 한 장면을 보여 달라”는 제안에 직접 소화했던 액션 연기를 보여주기도 해 웃음을 안겼다. 그의 솔직한 입담이 이날 콘서트의 분위기를 띄웠다.
한효주는 “개인적으로도 공식석상에 오랜만에 참석한다. 이렇게 인사드릴 수 있게 돼 떨리고 기쁘다”는 소감을 남겼다. 그녀는 극중 교통 캐스터 선영 역을 맡았다. 살인 누명을 쓴 동창 건우를 끝까지 믿어주는 인물.
이어 한효주는 “오빠들과 동갑내기 친구로 나온다(웃음)”고 말하며 “밴드 연주를 하는 것도 구경했고 같이 동물원을 가는 장면들을 찍으며 정말 즐거웠다. 앞으로도 문득문득 생각나게 될 것 같다”는 소감을 남겼다.
우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골든 슬럼버’의 감동적인 스토리는 학창시절의 애틋한 추억, 가슴속에 묻어뒀던 첫사랑을 향한 순수함을 그린다. 무엇보다 비틀즈의 명곡이 적재적소에 흐르며 영화의 감동과 여운을 배가시켰다. 영화의 개봉 후 차트에서 역주행하는 현상이 벌어질 것도 같다.
일본의 원작 소설을 읽고 2010년 처음 영화화를 제안한 강동원은 7년 여간 시나리오의 수정 작업을 함께하며 건우 캐릭터에 각별한 애정과 열정을 쏟아왔다고 한다.
평범하게 살아온 보통 사람이 예기치 못한 살인사건에 연루되며,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강동원이 다이내믹하게 표현했다. 중간중간 코믹한 장면도 삽입돼 있어 심각하게만 흐르지 않는다. 동창으로 만난 한효주, 김성균, 김대명, 윤계상이 자신만의 개성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골든 슬럼버’를 연출한 노동석 감독은 이날 “저희 영화를 한마디로 설정하자면 안식처인 집으로 돌아가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purplish@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