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일본에서 서울 도심의 한복판으로 무대를 옮겨 재탄생한 영화 ‘골든 슬럼버’(감독 노동석)는 영화적 상상력과 현실적 공감대, 생생한 볼거리가 더해진 영화로 설 연휴 극장가에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 조직에 의해 계획된 대통령 후보 암살이라는 극적인 사건을 토대로 하지만, 그 안에는 특별한 영웅이 아닌 평범한 택배기사와 그의 동창생 등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캐릭터들을 넣었다. 이로써 영화적 재미와 현실적 공감대의 균형을 맞춘 것이다.
평범하게 살아 온 건우(강동원 분)는 자신이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남을 먼저 생각하는 성실하고 정 많은 인물이다. 이 같은 착한 심성이 조직의 타깃으로 이용돼 대통령으로 당선될 유력한 후보의 암살 용의자로 지목된다.
강동원은 12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7년 전 이 책을 처음 봤을 때가 영화 ‘초능력자’(2010)의 무대 인사를 할 때였다. 당시 제작사 대표님이 같이 계셨었는데 ‘이 소설을 영화화 해보면 괜찮겠다’는 말을 제가 했었다"며 "그때 당시 할리우드에서도 이 소설의 판권을 구입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들었는데, 결국 구매하지 않았다는 걸로 들었다. (판권을 구매하는)과정에서 꽤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영화화된 과정을 설명했다.
한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추적 속에서도 고등학교 시절의 순수하고 풋풋했던 기억에 대한 회상을 오가는 구성은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묻어나 있다.
이에 강동원은 “(제가 맡은 건우가)뛰고 구르고 맞고 하는 장면이 많지 않나. 처음에는 한두 번 만에 오케이 싸인이 나서 '괜찮겠'다 싶었다. 제가 달리기를 잘하는 편이라 마치 마라톤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웃음)”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동원은 “사실 건우는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속 대수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 영화화를 제안할 당시 ‘내가 이 캐릭터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제안했던 것은 아니다. 당시 내가 무조건 이 영화에 출연하겠다고 생각했던 것도 아니었고, 영화화하면 어떨까하라고 제안하는 단계였다. 시나리오가 나온 것을 보고 ‘내가 잘 할 수 있겠다’ 싶어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추가 설명을 보탰다.
택배기사 건우 캐릭터를 위해 체중을 늘린 강동원은 "원래 제 체중은 68~70kg 정도다. ‘마스터’를 끝냈을 당시 73~74kg이었는데, 거기서 더 늘려 80kg 가까이 쪘다"며 "제가 생각했을 때 건우라는 사람이 어떤 일을 겪으면 이런 저런 표정을 지을 거라고 예상했다. 무엇보다 그는 항상 정직하게 살아갈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인물을 분석한 과정을 전했다.(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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