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이는 숫자에 불과” 송승준이 불태울 황혼의 불꽃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2.12 13: 07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송승준(38)은 지난해 부활의 서곡을 연주했다. 2016년 10월 말,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기적의 재활 페이스를 선보이면서 스프링캠프까지 합류했다. 이후 불펜 투수라는 익숙치 않은 자리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이내 선발 자리에서 자신의 진가를 재확인시켰다.
30경기(23선발) 130⅓이닝 11승5패 평균자책점 4.21의 성적을 기록했다. 2013년 12승 이후 4년 만의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시즌을 만들었고, 이닝과 탈삼진, 평균자책점 등 모든 부분에서 전성기에 버금가는 성적을 거뒀다. 회춘의 시즌이었다.

지난해 좋은 기억들도 잔상에 남아있지만, 여전히 송승준은 경쟁의 소용돌이를 벗어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송승준은  예전처럼 내 자리가 있던 것도 아니고 여유 있게 할 처지가 아니다. 조금만 뒤처져도 안 된다. 올해 겨울에는 베테랑 한파를 뼈저리게 느꼈고, 조금만 못하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가게 된다. 어떻게 보면 불리한 상황에서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팀에 젊은 투수들이 많아졌다고는 하나, 그들과의 경쟁을 피할 생각도, 뒤처질 생각도 없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그는 “누구보다 보여주고 싶다. 야구는 나이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력으로 하는 것이라고 보여주고 싶다”면서 “사회생활을 하는 많은 분들에게도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를 악물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에 우리 팀의 젊은 투수들이 좋은 동생이고 후배지만 야구장에서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제 자리를 지켜야 한다. 미국에서 메이저리그를 가기 위해 경쟁하는 그 기분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의식 속에서도 젊은 투수들과의 호흡과 경험의 공유도 신경 쓰고 있다. 송승준은 “경쟁은 경쟁이고, 공유할 부분은 공유해야한다. 윤성빈이나 김원중, 박진형, 박세웅 등 젊은 투수들은 향후 15년 동안 우리 팀을 이끌어가야 하는 것은 분명한 선수들이다. 젊은 투수들이 물어보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얘기해주고 싶다. 우리 젊은 투수들이 마운드에서 완성형 투수가 됐으면 좋겠고, 이 선수들이 잘 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투구 스타일의 변화도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 그는 “아직은 빠른공에 힘이 있다. 지난해 빠른공 비율을 60%이상 던져서 시합을 운영하다보니 전성기 못지않았다. 아직 투구 스타일을 그렉 매덕스처럼 변화구를 던지며 꼬아서 던질 시기는 아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나만 잘하면 된다. 젊은 투수들은 걱정 안한다. 제가 뒤에서 잘 받쳐준다면 투수진은 탈 없이 돌아갈 것 같다. 올해도 내가 투수진의 키라고 생각한다”는 송승준이다. 이런 그가 이루고 싶은 목표는 단 하나다. 우승이다.
송승준은 “롯데에 온지 12년 차이고,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롯데가 우승을 했다. 부산 팬들 열정적이고 우승을 바라시는지 피부로 많이 와 닿는다. "선수들끼리도 왜 우승을 못하는 지 얘기를 하면서 우승에 대한 열망이 강해졌다. 강민호 선수가 빠졌지만 좋은 선수들이 보강됐고, 지난해 3위도 했다. 우승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다시 한 번 우승에 대한 강한 눈빛을 보여줬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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