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뿐만 아니라 모든 팀에게 해당되는 얘기다. 구단만의 육성 철학이 확실해야 한다".
알렌은 지난 2011년부터 스카우트, 투수코치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클리블랜드 마이너리그 팀에서 투수들의 육성을 책임지는 피칭 코디네이터(육성 투수 총괄코치)로 근무 중이다. 알렌 코디네이터는 지난 5일(한국시간)부터 일주일간 kt 캠프에서 투수들의 기술, 정신적인 부분을 보완할 계획이다.
kt로서는 알렌 코디네이터의 방문이 노하우 습득 위한 좋은 기회다. 클리블랜드는 메이저리그 대표 '투수 왕국' 중 하나다. KBO리그 경력이 있는 미키 캘러웨이 투수코치(현 뉴욕 메츠 감독)를 중심으로 수많은 투수들을 길러냈다. 코리 클루버, 대니 살라자르, 카를로스 카라스코 등 우투수 왕국을 세운 클리블랜드다.
일주일의 짧은 방문 막판,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알렌 코디네이터는 "예전부터 한국과 일본 야구에 관심이 많았다. 동양 투수들의 밸런스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해 직접 보고 싶었다. 구단에 요청했고, kt 측의 협조로 방문하게 됐다"고 밝혔다. kt와 클리블랜드가 전략적 교류 및 협력 관계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kt는 리그에서도 손꼽힐 만큼 젊은 투수들이 많다. 아직 눈에 띄게 독보적인 선수는 없다지만, 성장 가능성은 그만큼 무궁무진하다. 알렌 코디네이터는 "전체적으로 밸런스와 매커니즘이 좋다. 물론 성장에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인상 깊은 투수가 많다"고 칭찬했다. 그 중에서도 우완 스리쿼터 엄상백을 칭찬했다. "라이브 피칭 때 지켜보니 공이 살아움직이는 느낌이었다. 내가 타자라면 상대하기 정말 어려웠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엄상백은 "좋은 말씀 감사하다. 알렌 코디네이터에게 키킹하는 방법 등 하체 사용법을 배웠다"라고 화답했다.
그는 김진욱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대상으로 강의도 했다. 내용은 '공격적인 마인드'였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좋은 성적 내는 투수는 결국 하체로 공을 던진다. kt 선수들의 밸런스는 뛰어나다. 이제 마운드 위에서 강한 정신력과 공격적인 모습만 갖춘다면 훌쩍 성장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쯤에서 궁금했다. 과연 내부인이 보는 '클리블랜드의 마운드 성장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는 kt는 물론 다른 구단들도 한 번쯤 참고할 법한 이야기 아닐까. 알렌 코디네이터는 "구단만의 철학이 필요하다. 훌륭한 코치진이 한 가지 철학을 가지고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클리블랜드가 그랬고, kt는 물론 모든 팀들이 참고할 이야기다"라고 입을 열었다. 가령, 강속구 투수 육성이라든지, 제구력 좋은 투수 육성이라든지 명확한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kt 투수들이 마운드에서 조금 더 공격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까. 올 시즌 kt 투수진의 성적은 이와 상당한 관련이 있을 전망이다. /ing@osen.co.kr
[사진] kt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