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미화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중계 논란에 휩싸였으나, 진정성이 부족한 사과로 화를 키워 결국 2차 사과까지 하고서야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었다.
김미화는 지난 9일 MBC 아나운서 박경추, 동계올림픽 5회 출전의 허승욱 해설위원과 함께 MBC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중계석에 섰다. 그는 “시청자 입장에 섰다”고 말했지만, “아프리카 선수들은 지금 눈이라곤 구경도 못 해봤을 것 같은데” 등의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김미화는 11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가랑비에 속옷 젖는다더니 일베들의 악의적인 밤샘 조리돌림으로 일부 비난이 ‘여론’이 되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이것조차 제 불찰 입니다. 저를 아껴주시는 분들께 걱정을 끼쳐 드렸습니다. 올림픽중계에 부족함이 있었음을 겸허히 인정하며 앞으로 더 나아지기위해 노력하겠습니다”라는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진정성이 결여된 사과문에 시청자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시청자들이 김미화를 비판한 핵심은 동계올림픽 중계석의 무게와 그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일반 예능과 같이 대한 김미화의 방송 태도였다. 하지만 비판 여론의 본질을 보지 못한 김미화의 비꼬는 듯한 사과문에 시청자들은 “그럼 나도 일베인 거냐”며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김미화는 11일 오후 트위터에 “부적절한 사과문으로 오히려 논란을 키웠습니다. 저의 생각이 짧았습니다. 깊은 사과드립니다. 선의의 쓴소리를 해주셨던 많은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합니다. 이를 계기로 좀 더 반성하며 낮아지겠습니다”라는 2차 사과문을 올리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김미화의 1차 사과문은 진정성이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태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시청자를 화나게 할 뿐 아니라, 그를 믿고 중계석을 내어준 MBC에게도 찬물을 끼얹는 처사였다. 그는 감정적으로 사과문을 작성할 게 아니라, 자신을 비판하는 여론을 진지하게 대하고 자신의 중계를 복기했어야 했다.
뒤늦은 2차 사과에도 김미화에 대한 비판 여론은 가시지 않고 있다. 첫 사과문이 그야말로 문제를 키웠다. 김미화의 자질 논란에 찬성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김미화의 비꼬는 말투의 사과문을 본 후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사과문에 대한 비판’을 제기할 정도였다. 처음부터 김미화가 2차 사과같은 사과문을 올렸다면, 좀 더 빨리 사태는 진정되지 않았을까. 김미화의 대처가 너무나 아쉬운 순간이다. / yjh0304@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