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3%, SBS 13.9%, MBC 7.7%. 이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의 중계 시청률 결과다. MBC는 개그우먼 김미화를 중계석에 앉혀 화제를 모았지만 오히려 시청률 꼴찌를 면치 못했다. 여기에 자질 부족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잡음만 크게 일고 있다.
결국 김미화는 11일 자신의 SNS에 "제 불찰 입니다. 저를 아껴주시는 분들께 걱정을 끼쳐 드렸습니다. 올림픽중계에 부족함이 있었음을 겸허히 인정하며 앞으로 더 나아지기위해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사과문을 남겼다.
하지만 그는 이번 논란에 대해 "'가랑비에 속옷 젖는다'더니 일베들의 악의적인 밤샘 조리돌림으로 일부 비난이 '여론'이 되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습니다"라고 말하며 또다시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자신을 향한 비판을 정치적인 문제라고 돌린 것이다.
이 같은 사과문이 올라오자 네티즌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이번 자질 부족 논란은 엄연히 정치색과 무관한데다 시청자들을 '일베' 취급한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김미화는 지난 9일 박경추 캐스터, 허승욱 스포츠 해설가와 함께 MBC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생중계 진행을 맡았다. 이날 김미화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인으로서" 생중계를 맡게 됐다는 농담으로 운을 떼며 "오늘 MBC가 친절하고 재미있는 중계를 한다고 하더라. 여쭤보고 싶으신 것들을 질문해주시면 바로 답을 드리는 방송이라고 해서 나왔다"고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중계를 약속했다.
그러다 김미화는 올림픽에 대한 사전 지식이 부족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김미화는 중계라기보다 일반인들이 궁금해할만한 질문을 여러 차례 던지고, 감탄사와 “그러게” 등 반말을 자주 사용했다.
특히 김미화는 가나 선수들이 들어오자 “아프리카 선수들은 지금 눈이라곤 구경도 못 해봤을 것 같은데”라고 말하며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에 허승욱 해설가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스키장이 있다. 아프리카라고 스키를 안 타는 건 아니다”라고 정정했다.
이후 시청자들은 김미화가 생중계 진행자로는 자질이 부족했다는 평을 쏟아냈다. MBC 중계를 보다가 다른 채널로 돌렸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는 고스란히 시청률로 드러났다. MBC가 최하위를 면치 못한 것. 그동안 MBC가 스포츠 중계에서 압도적으로 앞서나갔던 것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하지만 김미화는 이번 논란에 정치적인 프레임을 씌워 '정신승리'를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일부의 옹호도 보기 힘든 상황에 '일부 비판'이라고 말하는가하면, 이 역시 '일베의 조리돌림' 탓이라고 애써 회피했다.
물론 김미화는 그동안 정치색으로 인해 피해를 보기도 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정권의 블랙리스트로 찍혀 방송에서 멀어졌으며, 검찰에 출두해 블랙리스트 피해자로서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까지 받았다. 이에 시청자들은 김미화가 지난 정권의 억울한 피해자라며 응원을 보낸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자질 논란은 엄연히 정치색과는 다른 문제다. 시청자들이 MBC에서 다른 채널로 돌린 것은 전문성과 재미 모두 잃어버린 김미화의 말때문이다. 김미화의 논리대로라면 MBC 중계를 보지 않은 약 37%의 시청자들은 '일베'가 되는 것일까. 정치적 피해망상이 아닌 진지한 자기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misskim321@osen.co.kr
[사진]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