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사인 앤 트레이드가 묘수였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냉담한 반응을 맛봤던 채태인(36)과 최준석(35)이 모두 사인 앤 트레이드로 새 둥지를 찾았다.
롯데는 11일 FA 미계약자였던 최준석과 계약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5500만 원 계약이며, 곧바로 무상 트레이드를 통해 NC 유니폼을 입었다.
최준석은 2013년 말 첫 번째 FA 자격 행사 당시 롯데와 4년 계약을 맺었다. 2014년에는 23홈런, 2015년에는 31홈런과 109타점을 기록하는 등 매서운 방망이를 뽐냈다. 그러나 최근 2년간은 성적이 떨어졌고, 지명타자라는 포지션 제약과 공격 외에는 특별한 장점이 없어 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30대 중반에 이른 나이도 큰 마이너스였다.
결국 원 소속팀 롯데가 FA 계약을 일찌감치 포기한 가운데 다른 팀들도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아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지금까지 미아로 남아있었다. 롯데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보상 선수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여기에 무상 트레이드로 가능하다며 마지막까지 물러섰으나 허사였다. 그러나 극적으로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이번 오프시즌에는 두 차례나 사인 앤 트레이드가 이뤄지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12일에는 채태인이 사인 앤 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채태인은 최준석보다는 상황이 다소 나았지만, 역시 적지 않은 나이와 1루수 포지션이라는 점 때문에 시장에서 고전했다. 그러나 넥센이 1+1년 총액 10억 원에 계약한 뒤 롯데와 1대1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당시 롯데는 좌완 유망주 박성민을 내줬다. 유망주의 가치야 시간이 이야기하겠지만, 어쨌든 두 팀 모두 크게 잃을 것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NC도 베테랑 이호준의 은퇴로 우타 요원에 대한 필요성이 있었다. 내주는 카드가 없고 연봉 부담도 거의 없어 이득을 봤다고 볼 수 있다.
채태인과 최준석은 어느 정도 공통점이 있다. 많은 나이지만 아직 타격은 쏠쏠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타격만 놓고 보면 즉시전력감에 가깝다. 두 선수가 노쇠화 논란을 뿌리치고 사인 앤 트레이드가 옳았음을 증명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