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주관 방송사이다. NBC는 앞서 9일 올림픽 개회식을 중계하던 과정에서 아나운서의 망언으로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개회식에서 각 국가의 입장이 시작되면 방송국에서는 그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설명하며 시청자에게 정보를 전한다.
NBC의 해설을 담당한 조슈아 쿠퍼 라모는 일본 선수단 입장 당시 "일본은 한국을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식민 지배했다. '모든 한국인(Every Korean)'은 일본이 한국의 경제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 문화·기술·경제적 모델이라고 생각해서 '존경한다(Respect)'"고 망언을 내뱉었다.
라모는 미국 내 아시아 전문가로 불리며 국제컨설팅 회사인 키신저협회의 공동 최고경영자이자 부회장이다. 그는 중국 청화대의 교수도 지냈을 만큼 '아시아통'으로 알려졌다. 라모의 발언은 전문가가 말했다고는 믿기 힘든 발언이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러 네티즌들이 NBC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항의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의 여러 네티즌들도 NBC 아나운서의 발언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자 NBC는 한국 지역에서 올림픽 홍보 계정(nbcolympics) 접속을 차단하는 것으로 대처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조직위는 NBC에 즉각적인 항의를 전달했다"면서 "NBC는 '이 발언이 대한민국 국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점을 이해하며, 사과드린다'는 공식 사과 서한을 조직위에 보냈다. NBC는 사과 서신과 함께 7500만 명이 시청하는 아침 생방송 프로그램에서 사과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NBC의 사과는 성의가 없고 진심이 담기지 않은 형식적인 사과에 그쳤다. NBC의 사과는 NBCSN의 앵커인 캐롤린 마노가 라이브 성명을 발표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문제시되는 발언을 한 로모가 아닌 전혀 다른 사람이 대신 사과를 진행한 것이다.
로모를 대신해 사과한 마노 앵커는 "개회식 당시 로모는 퍼레이드를 위해 아베 신조 총리가 올림픽 개최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것을 주목해야 된다고 말한 이후 잘못된 발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NBC는 한국 국민이 로모의 발언에 모욕당했음을 이해하고 사과한다(We understand the Korean people were insulted by these comments and we apologize)"고 덧붙였다.
문제 발언 당사자가 아닌 사람이 대신했을 뿐만 아니라 내용 역시 형식적인 것에 그쳤다. 문제 발언의 수위를 생각하면 형식적인 사과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NBC는 현재 시간까지 자사의 인스타그램에 한국 지역 접속 차단도 풀지 않고 있다. 여전히 한국 IP로 해당 계정의 접속이 불가능하다. 프록시서버를 통해 우회해야만 해당 계정에 접속이 가능하다.
망언 이후 NBC의 대처는 형식적인 사과 한 마디에 그치고 있다. 추후 재발 방지나 사과 조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로모의 언행은 한국 입장에서는 굉장한 파급력을 가진 발언이다. '평창' 올림픽을 주관하는 조직위라면 이런 대처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NBC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요구해야만 한다. /mcadoo@osen.co.kr
[사진] 위는 NBC 인스타그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