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극장가에 ‘설 연휴 대전’이 곧 개전을 앞두고 있다. 매해 명절 대전에서 빠질 수 없는 흥행 장르는 사극 영화와 액션 영화이다. 가족 단위 관객들은 물론 연인들이 함께 보기에 무난하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조선명탐정3’+‘흥부’+‘궁합’
이달 8일 개봉한 ‘조선명탐정3’(감독 김석윤)는 조선시대의 탐정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한국판 셜록홈즈’라 불리며 성공한 시리즈물로 자리잡았다. 시즌3에서는 김민과 서필 캐릭터의 찰떡 호흡이 한층 더 차진 재미를 안긴다.
2011년 1월 ‘조선명탐정1:각시투구꽃의 비밀’에 이어 2015년 2월 ‘조선명탐정2: 사라진 놉의 딸’까지 설 연휴 극장가를 사로잡았던 조선명탐정 시리즈가 3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건데, 시즌을 거듭할수록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짐에 따라 4탄의 제작도 기대해봄직하다.
고전소설 흥부전을 재해석한 영화 ‘흥부:글로 세상을 바꾼 자’(감독 조근현)는 작자미상의 소설 흥부전을 쓴 작가가 흥부라는 설정에서 시작한다. 19세기 세도정치로 인해 국가 기강이 해이해지면서 탐관오리의 부정은 극에 달했고, 농민들의 삶은 점차 피폐해져 갔다. 이에 농민은 종전의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항거, 봉기 등의 적극적인 방법으로 지배층의 부패에 대응했고 이러한 움직임은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홍경래의 난으로 헤어진 흥부-놀부 형제, 과도한 세도정치로 힘을 잃은 왕 헌종의 스토리에 가상의 인물들이 결합해 흥미로운 내러티브를 창조해 나간다. 실제 역사에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감독의 상상력이 더해져 흥미로운 팩션 사극의 등장을 선언했다.
이승기의 스크린 복귀작 ‘궁합’(감독 홍경표)은 ‘관상’에 이은 역학 3부작 중 두 번째 시리즈이다. 예능, 드라마를 섭렵한 이승기와 충무로 연기파 배우 심은경이 주연을 맡아 연기 호흡을 빚어냈다. 제목 그대로 결혼을 앞둔 남녀가 역술가들 점쳐주는 사주풀이를 보는 것을 말한다. 연초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남녀의 궁합이라는 소재를 사용해 ‘관상’에 못지않게 많은 관객수를 동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추격전=‘골든 슬럼버’+‘더 포리너’
동명의 일본 인기소설을 영화화한 ‘골든 슬럼버’(감독 노동석)는 서울 광화문에서 벌어진 대통령 후보 암살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한 남자의 도주극을 그린 영화이다. 강동원, 김의성, 한효주, 김성균, 김대명, 윤계상 등 인기 배우들의 출연으로 촬영 단계부터 관심을 받아왔는데 설 연휴인 이달 14일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이른바 ‘강동원의 원맨쇼’라는 타이틀을 얻은 ‘골든 슬럼버’는 택배 배달을 하다 순식간에 정치인 테러범으로 지목된 소시민 건우의 당황한 얼굴부터 위험에 처한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예기치 못한 암살사건에 휘말려 살기 위해 도망치는 한 남자의 내면을 강동원의 디테일한 감정 연기로 표현됐다는 점에서 기대가 모아진다.
성룡 주연의 ‘더 포리너’(감독 마틴 캠벨)는 영국 런던에서 일어난 의문의 폭발 사고로 딸을 잃은 아버지 콴이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거대 권력에 맞서 싸우는 사투를 그린 액션 영화이다. 진실을 알기 위해 평범한 시민이 권력에 맞서 고군분투한다는 설정이 ‘골든 슬럼버’와 궤를 같이 한다.
특히 영화 곳곳에 리얼한 액션과 대규모 폭파 장면도 숨어 있다. 런던의 도심에서 폭파 장면을 찍는 것은 이미 테러를 겪은 당시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매우 어려운 일이었지만, 시당국과 주변 업체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제작진의 준비 덕분에 하루 만에 실제 현장을 방불케 하는 테러 피해지역으로 탄생했다는 설명이다. ‘액션의 전설’ 성룡의 업그레이드 된 액션 연기를 ‘더 포리너’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골든 슬럼버’ 역시 한국 영화 최초로 광화문 지역에서 촬영 허가를 받았고, 사전에 정확한 촬영 방향을 공유한 덕분에 4시간 만에 오차 없이 원하는 그림을 얻을 수 있었다./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