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한 명의 움직임에 100여 명이 동시에 움직였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떠났지만 니혼햄, 그리고 일본야구에는 기요미야 고타로가 있다.
니혼햄은 11일(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스캇데일의 솔트리버 필드에서 kt와 연습 경기를 치렀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 니혼햄은 이날 3회 터진 스기야 겐지의 솔로포 등을 묶어 4-1 승리를 거뒀다.
솔트리버 필드는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와 콜로라도가 나란히 스프링캠프용 구장으로 쓰는 곳이다. 니혼햄은 지난 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이곳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른다. 이날도 경기에 앞서 타격과 투구 훈련을 간단히 진행했다.
수많은 일본 취재진과 일반 팬들도 함께였다. 니혼햄은 냉정히 말해 일본프로야구 최고 인기팀은 아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나 한신 타이거즈에 비해서는 파급력이 조금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취재진만 100명 가까이 운집했다. 이유는 단 하나, 기요미야 때문이다.
기요미야는 와세다실업고교의 간판타자로 고교 3년간 111개의 홈런을 때려낸 거포다. 지난해 10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7개 팀이 그를 1차 지명 선수로 선택했다. 제비뽑기 끝에 니혼햄이 기요미야 영입에 성공했다.
선수 한 명에 열광하는 일본의 문화 특징도 있겠지만, 이날 기요미야 향한 취재진의 주목도는 단순히 '고교 신인'을 보는 게 아니었다. 기요미야의 작은 움직임 하나에 셔터 소리가 줄지어 터졌다. 한 매체에서 네 명이 취재를 나온 곳도 있다. 몇몇 기자는 티 배팅 중인 기요미야의 스윙 횟수를 바를 정자로 적기도 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의 야마시타 히로노부 기자는 2월 1일부터 니혼햄 캠프를 취재했다. 애리조나에는 야마시타 기자를 제외하고도 100여 명의 취재진이 니혼햄과 기요미야를 취재 중이다. 그는 OSEN에게 기요미야의 일본 내 인기를 설명했다. 그는 "기요미야가 인기있는 건 단연 타격 능력 때문이다. 파워가 엄청나다"라며 "오타니에 이은 '넥스트 스타(next star)'로 생각 중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사견을 전제로 "포스트 오타니가 될 수 있다. 오타니는 이도류 선수고 기요미야는 타자에만 집중한다. 타격 성적은 더 나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까지 니혼햄 3루코치를 맡았던 카즈유키 시라이는 이날 기요미야를 보기 위해 애리조나까지 찾았다. 그는 "직접 본 건 오늘이 처음이다. 좋은 선수 같다"라고 밝혔다.
단순히 취재진이나 야구인만 있는 게 아니었다. 일본인 팬들도 50여 명 이상 니혼햄 캠프지를 찾았다. 니혼햄 팬 아스카 씨는 "기요미야는 일본 야구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다. 물론 아직 오타니만큼은 아니다. 하지만 힘내서 오타니를 넘는 스타가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한편, 기요미야는 이날 kt와 연습경기서 6회 1루 대수비로 출전했다. 작은 손목 통증 때문에 당초 엔트리 제외가 예상됐으나 타격 없이 수비만 했다. 별다른 무리 없이 2이닝을 소화한 뒤 교체됐다. /ing@osen.co.kr
[사진] 스캇데일(미 애리조나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