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잘 싸웠다'는 말 보다는 '최선을 다해 싸웠다'가 어울렸다. 격차는 분명했다. 남북 단일팀의 역사적 첫 경기는 패배로 마무리 됐다.
새라 머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은 10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예선 1차전서 스위스에 0-8(0-3 0-3 0-2)로 완패했다.
올림픽 역사상 첫 단일팀의 경기는 세계랭킹 6위의 스위스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북한 선수 3명이 포함된 남북 단일팀은 경기장에 모인 팬들에게 큰 응원을 받았지만 승리로 보답하지 못했다.
남북 단일팀에 대한 관심은 굉장했다. 머리 감독은 정수현-김은향-황충금 등 3명의 북한 선수를 투입해 스위스와 맞섰다. 한국 선수들에 비해 경기력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던 북한 선수들이지만 치열하게 경기에 임했다.
그 중심에는 정수현이 있었다. 1피리어드 초반 정수현은 상대가 한명 퇴장 당해 얻은 파워 플레이 상황서 남북 단일팀의 첫번째 유효슈팅을 시도했다.
정수현 등을 비롯해 한수진이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다. 한수진은 1피리어드 중반 역습으로 얻은 기회서 상대 골리와 일대일 기회를 맞이했다. 침착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한수진의 슈팅은 골대를 맞고 튀어 나왔다.
남북 단일팀은 1피리어드서 3차례의 파우 플레이 기회를 맞이했다. 하지만 오히려 숏핸디드 골 포함 3골이나 허용하며 흔들렸다. 기술과 스피드에서 앞선 스위스를 상대로 한국은 상대방 진영으로 진출하기도 힘들었다. 한 명이 적은 스위스였지만 한국 보다 더 선수가 많은 것처럼 보였다. 스위스의 알리나 뮬러는 1피리어드서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1피리어드서 도움 해트트릭을 달성한 사라 벤츠는 2번째 골 상황서 한국 박은정이 퍽을 막기 위해 스틱을 빙판위로 가져가자 퍽을 띄우는 기술도 선보였다. 기량차가 워낙 큰 것을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스위스는 모든면에서 강력했다. 기술은 차치하더라도 체격과 체력 그리고 스피드 등 아이스하키 선수가 가져야 할 모든 부분에서 남북 단일팀을 압도했다.
남북 단일팀은 체력이 떨어지자 패스 연결도 엉망이 됐다. 1피리어드까지만 하더라도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던 정수현은 한국 선수들의 패스를 받지 못했다.
신소정이 분전을 펼쳤다. 하지만 홀로 버티기에는 스위스의 실력이 너무 좋았다. 골리 신소정이 아이스하키 본토인 캐나다에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서 뛰고 있지만 그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은 스위스의 벽을 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신소정은 2피리어드에만 18개의 슈팅을 받아냈다. 3골을 허용했지만 분명 대단한 경기력이었다.
완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사상 첫 단일팀의 첫 경기는 넘을 수 없는 격차를 체험하며 마무리 됐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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