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가 제일 먹고 싶다."
선수단에 첫 금을 선사한 임효준(22, 한국체대)이 그간의 부상 악몽을 훌훌 털어냈다.
임효준은 10일 오후 강릉아이스아레나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서 올림픽 신기록인 2분10초485로 결승선을 통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효준은 대표팀의 무서운 막내이자 1500m 세계랭킹 1위인 황대헌과 2014 소치동계올림픽 이 종목 금메달에 빛나는 샤를 아믈랭(캐나다)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포디움 정상에 섰다.
임효준은 국제대회 첫 출전이었던 월드컵 1차 대회서 1000m와 1500m 금메달, 500m 은메달을 따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그러나 그는 허리 부상의 암초에 걸려 2~3차 대회를 내리 불참했다.
임효준은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부상을 달고 살았다. 어렸을 때부터 발목과 손목 등으로 부상을 입어 7차례 수술과 재활을 거듭했다. 어둠의 터널을 걷는 동안에도 희망을 잃지 않은 임효준은 꿈의 무대인 올림픽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4년 전 소치에서 노메달의 치욕을 당한 바 있는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이로써 2010년 밴쿠버에서 이정수가 1000m와 1500m서 우승한 뒤 8년 만에 금메달을 따내 자존심을 회복했다. 임효준은 경기 직후 "거봐 되잖아"란 김선태 감독의 칭찬에 "감독님, 사랑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임효준은 경기 후 "1등부터 10등 안 선수 모두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 나도 할 수 있다 생각했다. 다른 선수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래서 경기 전에 감독님이 '넌 뭐 할려고 하지마라. 하면 실수하니까 그냥 편하게 놓고 해라"고 계속 말씀해 주셨다. 감독님 말씀대로 경기 한 것이 좋은 결과로 나왔다"고 김선태 감독에게 고마워했다.
또 그는 "한달 전부터 주위에서 문자 왔다. 꿈에 나왔다. 생생하게 나왔다더라. 그래서 '꿈은 반대'라고 말하면서 '준비 많이 했으니까 응원해달라'고 했다"면서 "정말 욕심 버리고 할거다. 즐기면서 할거다.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선수촌에 가서 뭘 하고 싶냐는 질문에 "햄버거가 먹고 싶다. 이제 하나는 먹어도 되지 않을까. 대회를 준비하면서 하나도 먹지 못했다"고 말했다. /dolyng@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