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아이스하키 대표팀 수문장 맷 달튼의 헬맷에서 이순신 장군이 사라졌다.
맷 달튼은 10일 안양 빙상장에서 열린 OAR(러시아 출신 선수들)과 친선경기에 골리로 나섰다. 캐나다 출신으로 귀화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체 출전하는 달튼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마스크에 특별한 인물을 새겨 넣었다.
왼쪽에 푸른색, 오른쪽에 붉은색을 넣어 태극마크를 표현했다. 특히 푸른색 면엔 임전무퇴 정신의 충무공 이순신 그림을 새겼다. 마스크 뒷부분과 다리 패드 양쪽에도 태극기가 선명하다.
하지만 슬로베니아와 평가전에서도 이순신 장군이 없는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출전했다.
달튼의 마스크에서 이순신 장군이 사라진 이유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때문이다. 올림픽 개막 전 IOC는 장비를 점검한 뒤 이순신 그림을 ‘정치적 표현’으로 규정하며 착용을 허락하지 않았다.
IOC는 올림픽에서 국가 간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 정치적 행위를 일절 금지한다. 평창올림픽에서 남북이 공동 입장할 때 내세우는 한반도기에 독도를 표기할 수 없는 이유도 IOC의 규정 때문이다.
달튼은 그동안 "IOC의 결정을 듣고 상당히 실망했다”며 “동의할 수는 없지만 규정이 그렇다면 고쳐서 쓰겠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이순신 장군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면서 귀화 선수지만 한국 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있음을 증명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결국 달튼은 마스크에 새겨진 이순신 장군을 지워야만 했다. 임전무퇴 정신을 경기에서 보여줄 이유가 더 생겼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