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올림픽서 4강행의 기로에 놓인 장혜지(21)-이기정(23)이 운명의 일전에 나선다.
컬링 믹스더블(혼성 2인조) 장혜지(21)-이기정(23)은 10일 오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믹스더블 예선 5차전서 OAR(러시아)의 알렉산드르 크루셸닉스키-아나스타샤 브리즈갈로바에게 연장 혈투 끝에 5-6으로 졌다.
세계랭킹 12위인 장혜지-이기정은 앞서 핀란드, 중국, 노르웨이, 미국 등을 상대로 2승 2패를 기록했다. 핀란드와 미국을 잡았고, 중국과 노르웨이에 패했다. 한국은 4강행의 분수령이었던 러시아에 석패하며 비상등이 켜졌다.
장혜지-이기정은 이번 대회의 초반 흥행을 이끌고 있는 주역들이다. 컬링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만드는 내용과 결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젊은 피다운 톡톡 튀는 입담도 주목을 받고 있다.
장혜지-이기정이 꿈의 무대에서 4강에 오르려면 강호를 넘어야 한다. 둘은 그간 최상위권 상대들을 만나 잘 싸우고도 아쉽게 패했다. 세계 8위 미국과 11위 핀란드를 꺾었지만 3~4위 중국, 러시아에 연장 끝에 1점 차로 졌고, 5위 노르웨이엔 기권패했다.
공교롭게도 한국의 남은 두 상대는 세계 최강인 캐나다와 스위스다. 10일 밤 세계랭킹 2위 스위스와 예선 6차전을 치른 뒤 11일 세계랭킹 1위 캐나다와 맞닥뜨린다.
이기정은 "정말 벼랑 끝이다. 2승을 하면 무조건 준결승에 올라갈 수 있다. 조금 더 집중하고 보완해서 스위스를 꼭 잡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캐나다와 스위스가 부담스러운 상대인 건 분명하지만 한국은 이미 중국, 러시아 등 세계 강호들과 겨뤄 경쟁력을 확인했다. 지금의 자신감에 더해 실수를 줄인다면 못 넘을 산은 아닌 셈이다.
이기정은 "상대가 부담스럽지는 않다. 그들도 다 같은 선수들이라 긴장하기 때문에 우리도 충분히 (부담감을) 이겨낼 것"이라며 "러시아도 잘하는 팀이지만 우리가 차분하게 했으면 이길 수 있었다. 다음 경기서 실수를 줄인다면 승리할 수 있다"라고 기대했다./dolyng@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