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허설이 전혀 없어서 가슴을 졸이고 지켜봤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화 최종 주자는 개회식 전날에서야 결정될 정도로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허설 없이 진행됐지만 무사하게 끝나면서 전 세계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 대회 개회식과 폐회식을 연출한 송승환 총감독은 10일 평창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전날 열린 개막식과 관련한 뒷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송 총감독은 성공적으로 평가받은 개회식에 대해 "한국의 과거와 미래를 보여주고 싶었다.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특히 송 총감독은 철저하게 베일에 싸여있던 성화 최종주자 박종아-정수현에 대해 "조직위원회로부터 전날밤에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각각 남북을 대표하는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인 박종아와 정수현은 이번 대회에 단일팀 일원으로 한팀을 이루고 있다.
1996년생 동갑내기 박종아와 정수현은 전날 오후 8시 강원도 평창군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막식에 나란히 성화봉을 맞잡고 가파른 슬로프 계단을 뛰어올랐다. 그리고 기다리고 있던 최종점화자인 '피겨여왕' 김연아에게 성화를 넘겼다.
송 총감독은 "단일팀의 남북 공동입장도 그렇고 마지막 성화주자도 그렇고 리허설은 없었다. 두명의 선수는 개회식 바로 전날밤 결정됐고 두 사람도 리허설 없이 진행했다. 전날 대역을 써서 계단에 오르는 장면을 비디오로 촬영, 두 선수에게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두 선수는 움직이는 동선, 어떻게 올라가는지 비디오로만 봤다. 다른 건 100번 이상 리허설을 했지만 그 부분만 리허설이 없어 가슴을 졸였다. 두 선수는 비디오를 한 번만 보고도 잘 해줬다. 그 순간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강조했다.
송 총감독은 "최종 점화주자는 몇달 전 협의 끝에 김연아 선수로 결정했다. 어떻게 성화를 붙일까는 고민을 했다. 최종 성화주자가 계단을 오르고 김연아 선수가 아이스댄스를 하는데 따로 음악도 만들었다"면서 "마지막에 불기둥이 30개의 굴렁쇠를 통해 올라간다. 그 굴렁쇠는 1988올림픽부터 30년만에 치러지는 올림픽을 뜻하고 굴렁쇠는 88올림픽의 오마주였다"고 설명했다. /10bird@osen.co.kr
[사진] 평창=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