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입장, 감격스런 장면을 연출했다.
9일 오후 8시 막이 오른 대회 개막식에서 남북한은 총 92개 국가 중 가장 마지막인 91번째로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공동입장했다. 하얀 롱패딩을 맞춰 입은 남북한 선수단은 저마다 한반도기를 흔들었다. 관중들의 환호성에는 활짝 웃는 얼굴을 즐거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남북이 공동입장한 것은 이번이 역대 10번째다. 한반도기는 두 명이 나란히 맞들었다. 남한은 원윤종이, 북한은 모자를 눌러 쓴 황충금이 함께 해 '남남북녀' 기수 대열에 합류했다.
봅슬레이 대표팀 원윤종은 사상 처음으로 썰매 종목에서 올림픽 메달을 노린다. 북한 여자아이스하키 황충금은 35명으로 구성된 단일팀 소속이다.
남북 공동입장의 역사는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이 시작이었다. 당시 정은순(농구)과 박정철(유도)이 사상 첫 공동기수로 선정됐다. '남녀북남'으로 시작한 공동기수는 그 다음에는 '남남북녀'로 남녀가 서로 번갈아 공동기수로 나섰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는 황보성일(핸드볼)과 리정희(축구)가 단일팀을 이끌었고 2003년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김자연(바이애슬론)과 강현수(빙상)가, 그 해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는 최태웅(배구)과 김혜영(펜싱)이 짝을 이뤘다.
2004년 아테네 하계올림픽에서는 구민정(배구)과 김성호(농구), 2005년 마카오 동아시안게임에서는 양희종과 유현순(이상 농구),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이보라(스피드스케이팅)와 한정인(피겨), 도하 아시안게임 이규섭(농구)과 리금숙(축구)가 나란히 들어왔다.
가장 최근 공동기수는 2007년 장춘동계아시안게임에서였다. 오재은(알파인스키)과 리금성(아이스하키)이 사이좋게 걸어들어왔다.
이번 대회 공동기수로 11년만에 다시 남북한이 함께 한 셈이다. 동계올림픽만 따지면 2006년 이후 12년만이다.
한편 이날 개회식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를 비롯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함께 자리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 평창=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