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이 SBS 수목드라마 '리턴'에서 하차를 하고 난 뒤에도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드라마 중간 제작진과의 불화로 주연 배우가 하차를 하게 된 이 상황을 모두가 '초유의 사태'라 부르고 있다. 스타갑질과 방송사 횡포라는 전혀 다른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이번 '고현정 사태'를 둘러싼 쟁점은 무엇일까.
#. 고현정vs'리턴' 제작진의 불화..이견 대립 뭐길래
사건의 발단은 지난 7일 고현정과 '리턴' 제작진의 불화설이었다. 고현정과 '리턴' 제작진 사이에 마찰이 불거졌고, 급기야 촬영 중단 사태까지 발생했다는 것. 이는 사실이었다. 고현정과 '리턴' 제작진은 지난 5일 촬영 현장에서 다퉜고, 이로 인해 제작진이 촬영 거부를 선언했다.
SBS는 긴 논의 끝에 고현정과 갈등을 봉합할 수 없다고 판단, 고현정의 하차를 결정지었다. 고현정 측은 SBS의 뜻을 받아들였다.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한 사람으로 인해 문제가 생긴다면 그 당사자가 하차를 하는 것이 맞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양측 모두 이견 차이가 무엇이었는지는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고현정의 분량이 문제가 됐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리턴'은 방송 전 초고로 10부가 나와있는 상태였고, 고현정 역시 8부까지의 대본을 모두 확인했다. 또한 고현정이 맡은 최자혜라는 역할은 후반부 반전의 키를 쥐고 있는 아주 중요한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현정 역시 제작진에게 이 같은 설명을 모두 들어 파악을 다 하고 있었을 터. 분명 초반 방송 분량은 주인공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적기는 했지만, 전혀 모르던 바가 아니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고현정 측은 분량이 아닌 캐릭터 문제라고 짚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제작진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리턴'을 비롯한 SBS 측은 분량이나 캐릭터보다는 고현정의 이유를 알 수 없는 갑질 행동이 근본 문제라고 지적했다.
#. 지각·촬영장 이탈 등의 스타 갑질로 인한 불화vs제작진의 일방적인 주장
그렇다면 SBS 측이 말하는 고현정의 갑질은 무엇일까. 관계자들에 따르면 고현정은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수시로 지각을 했다. 게다가 촬영을 하던 도중 이탈을 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 때문에 촬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무한 대기 신세였다. 주연 배우가 없으니 대본이 급하게 수정이 되곤 했다. 방송 전 대본이 꽤 많이 나와 있었고 촬영도 일찍 시작했지만, 잦은 수정과 촬영 지연으로 인해 결국 '생방 촬영'이 되고 말았다. PD와 작가에게 욕설을 퍼붓고 횡포를 부렸다는 것도 관계자의 한 목소리다.
한 관계자는 OSEN에 "극 오프닝에 등장하는 '지난 이야기'는 고현정이 촬영을 제대로 하지 않아 방송 분량이 모자라 들어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방송에 등장한 법정신에는 고현정 대역까지 등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하지만 고현정 측은 "배우로서 책임감과 작품에 대한 큰 애정을 가지고 촬영에 임해왔다"라고 말했다. '리턴' 측의 주장과 하차 통보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고현정 측은 "고현정이 초반 굉장히 많이 아팠다. 그럼에도 부담과 피해를 주기 싫어서 아프다는 말을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다. 여기에 감기까지 겹쳐서 힘들었음에도 열심히 촬영에 임했다"라고 설명하면서도 "어찌되었든 제작진의 결정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아무런 입장 발표도 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이렇게 하차 통보가 내려질 줄 몰랐고, 우리로서는 억울한 부분이 있다"라고 전했다.
#. 연출자 폭행 없었다vs현장에서 멱살 잡고 발길질, 증거 자료 有
고현정이 주동민 PD를 폭행했다고 알려진 5일 촬영 현장에는 스태프 포함 7명 정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들은 고현정이 PD에게 발길질을 하고 욕설을 했다고 말하고 있으며, SBS는 이들의 진술을 확보해놓은 상황이다. 이에 앞서 한 관계자는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고현정과 관련해 증거 자료를 모아놓은 상태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고현정 측은 폭행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여자 배우가 남자 연출을 어떻게 폭행할 수 있느냐는 것. 언쟁이 있었고 밀치기는 했지만 폭행을 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폭행'의 기준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 특히 SBS가 확보했던 증거 자료를 공개할지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 고현정 하차 반대 여론..후임 논의 박진희
고현정의 후임으로는 박진희가 출연을 논의 중이다. 하지만 긍정적이지는 않다. 박진희 소속사와 SBS 측이 논의를 하고 있는 과정에서 이 같은 소식이 전해졌고, 박진희는 뒤늦게 이를 알았다. 그런데 고현장 하차를 반대하는 목소리와 함께 박진희에게 불똥이 터지면서 상황은 좋지 못한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박진희 측은 "신중하게 출연을 결정 짓겠다"는 입장이다.
이 가운데 '리턴' 측은 촬영 재개를 위해 10일 대본 리딩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진희가 출연을 결정 짓지 않았지만 일단 일정은 잡아놓은 상태다. 하지만 아직 새 대본은 나오지 않았다. 또한 고현정이 마무리 짓지 못한 다음 주 방송 분도 추가 촬영을 해야 한다. 이에 대해 SBS 측은 "촬영 못 한 다른 신들이 있으나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여 이야기의 흐름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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