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서 기수로 뽑힌 것은 날 믿어준다는 말같아서 기쁘다".
평창올림픽이 개막하는 9일 대회 조직위원회가 발표한 개회식 각국 선수단 기수 명단에 공동입장하는 남북한의 기수가 발표됐다.
개회식 총 92개 국가 중에 남북한은 제일 마지막인 91번째로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한다. 남북한이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공동으로 입장한 것은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이 처음이다. 이번 공동입장은 역대 10번째이자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은 남자 봅슬레이 대표팀의 원윤종이 기수로 나선다. 북한에서는 여자 아이스하키의 황충금이 이름을 올렸다. 그는 아이스하키 북한 국가대표로 꾸준한 활약을 보였고 이번 평창올림픽에는 35명(한국 23명, 북한 12명)의 남북 단일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말 그대로 남남북녀다. 개회식 기수는 올림픽 참가하는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인 만큼 책임감이 막중하다. 공동 기수로 선정된 황충금은 "이번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단순한 스포츠 경기가 아니다. 하루빨리 통일을 하기 위해서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을 대표하는 기수로 선정된 황충금은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공동 기수로 선정된 기분이 어떤가라는 질문에 살짝 표정이 상기된 채 기쁨을 나타냈다. 또 쉽게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인터뷰가 익숙하지 않은 황충금은 팀 관계자를 바라보며 부끄러운 미소를 지었다.
또 "아, 모이라고 말할까... 내가 기수가 됐나"라며 혼잣말을 하던 황충금은 뜸을 들이기도 했다.
황충금는 "팀에서 기수로 뽑힌 것은 날 믿어준다는 말 같아서 기쁘다. 또한 선수간의 선수와 선수, 남한과 북한 나라와 나라를 대표하는 것이다. 그저 기쁘다"고 답했다.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