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전 승리를 통해 치고 올라갔으면 좋겠다."
장혜지-이기정으로 구성된 한국 컬링 믹스더블 대표팀(세계랭킹 12위)이 세계 8위 미국을 잡고 기사회생했다. 한국은 9일 오후 강릉컬링센터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믹스더블(혼성 2인조) 예선 4차전서 미국의 맷 해밀턴-베카 해밀턴을 완파했다. 한국은 6엔드 9-1 리드 상황서 미국의 기권을 받아냈다.
한국은 앞서 핀란드를 잡으며 산뜻한 스타트를 신고했지만 강호인 중국과 노르웨이에 2연패를 당하며 4강행에 빨간불이 켜졌었다. 그러나 난적 미국을 꺾고 2승 2패를 만들며 4강행 희망을 살렸다.
이날 오전 노르웨이와 경기 뒤 거의 곧장 미국전을 치른 이기정은 "이전 2경기를 통해 많은 경험을 했고 숙제를 얻었다. 문제점을 파악해 다시 문제가 나오지 않는다면 충분히 이길 것이라 생각했다. 숙제를 잘 보완해서 좋은 경기를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기정은 "노르웨이전서 승리에 집착하다 보니 큰 점수를 원했다. 조급하다 보니 많은 실수가 나왔다. 미국전은 시간을 다 쓰고 지더라도 게임 내용을 좋게 만들려는 생각이었다"고 승인을 밝혔다.
이어 "맷을 잘 알고 있었다. 관중들의 반응을 의식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일부러 리액션도 크게 하고 목소리도 크게 낸 게 잘 먹혔다"고 설명했다.
이기정은 "그동안 초반 엔드에 큰 점수 차가 나면 쫓아가지 못하는 게임을 했다. 초반 엔드는 1점을 따더라도 타이트하게 하면 후반에 따라갈 것이라는 전략이었다"면서 "즐겨서 좋은 경기력으로 좋은 게임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노르웨이전처럼 허무한 게임보다는 재밌는 컬링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기정은 "계속 경기를 하면서 문제점을 알아가며 점점 강해지고 있다. 충분히 승산이 있다. 후반에 강해지는 팀이 정말 강한 팀이기 때문에 꼭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4강행 의지를 다졌다.
남은 3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스위스도 그렇고 남은 3경기는 다 강호다. 초반에 타이트한 경기를 하면 후반에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노르웨이전서 팔부상을 입은 이기정은 "팔에 통증이 조금 있긴 한데 다른 선수들도 다 아프다. 돌 때문에 넘어졌지만 노르웨이 선수의 고의성은 없었다. 이번 경기를 통해 조금 더 조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파트너 장혜지는 "노르웨이전은 실수가 많아 상당히 안좋은 경기였다. 미국전을 통해 치고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노래했다./dolyng@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