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입대 결정을 철회한 것, 후회 안 한다. 경쟁도 재밌을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 포수 나원탁(24)은 올 시즌을 앞두고 신변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일단, 지난해 말 소속팀을 옮겼다. 제일 큰 변화였다. 2017년 삼성 라이온즈에 2차 2라운드로 지명됐다. 그러나 강민호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으면서 강민호의 FA 보상선수로 롯데로 이적했다. 프로 입단 1년 만에 팀을 옮기는 변화가 생겼다. 또한, 지난 시즌을 마치고 삼성에서 상무 군 입대를 추진했지만 이 결정마저 철회했다. 나원탁으로서는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고 경쟁의 장으로 뛰어들었다.
나원탁은 보상선수로 선택됐을 당시를 되돌아보면서 “삼성에서 팬들과 함께 벽화그리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던 중 보상선수로 선택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얼떨떨하기도 했고 떨떠름하기도 했다”면서 “아무 생각이 들지는 않았지만 심장은 마구 뛰고 있었다. 듣고 보기만 했던 팀 이적이란 것이 현실로 와 닿으니 떨렸다”고 기분을 전했다.
지난해 1군에서는 12경기 타율 2할1푼7리(23타수 5안타)의 기록만 남긴 나원탁이었다. 하지만 롯데에서는 강민호의 공백으로 인해 포수 무한 경쟁 구도의 일원이 됐다. 홍익대를 졸업한 대졸 신인으로 군 문제를 빨리 해결하려고 했지만, 기회를 더 잡을 수 있다는 생각에 나원탁은 군 입대를 철회하고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다. 그는 “저 뿐만 아니라 롯데의 모든 포수들에게는 기회다”면서 “롯데 구단에서도 군대를 갈 것이라고 생각은 했을 텐데 그래도 저를 뽑았다는 것은 경쟁을 시킬 의도가 있으니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했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어 “롯데의 지명을 받자마자 든 생각은 ‘상무는 일단 제쳐두고 경쟁을 해야겠다’이었다. 고졸의 1년 차였다면 당연히 군대도 안 넣었을 것인데 대졸이니 군대에 지원을 했다. 빨리 가고 싶기도 했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군 입대를 철회한 것은 절대 후회 하지 않고, 1군에서의 경쟁도 재밌을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연말 구단 납회식과 구단 봉사 활동을 통해서 기존 선수단과 안면을 익혔지만, 훈련은 처음이기에 어색한 부분도 있을 터. 그러나 나원탁은 모두가 반겨주는 분위기 속에서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나원탁은 “분위기는 정말 좋은 것 같다. 적응하기 힘든 분위기란 것은 없었고 기존 선수들이나 코치님들도 원래 롯데 선수인 것처럼 장난도 쳐주시고 얘기도 많이 해주신다”며 “적응하는 데는 최고였던 것 같다. 선수들과 많이 친해졌다”고 말했다.
투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부분에서도 낯섦을 극복하는 중이다. 그는 “아무래도 처음 투구를 받아봤고 모든 투수들을 받아보지 못했다. 낯선 것은 사실이다”면서 “젊은 투수들과 소통하는 것이 편하긴 하지만 베테랑 선배들도 물어봐주시고 가르쳐주시기도 하고 한다. 소통하는 데는 문제없고 파이팅을 더 내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잘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올해 대만 캠프에서 룸메이트가 함께 팀을 옮긴 외야수 민병헌이었다. 나원탁과는 달리 FA로 이적을 했고, 경험 면에서도 하늘과 땅 차이다. 그런 만큼 민병헌과 룸메이트를 하면서 많은 부분을 깨닫고 있기도 하다.
“(민)병헌이 형께서 먼저 잘 안되는 부분들을 물어보시고 얘기도 많이 해주신다. 또 몸 관리가 철저한 분이시다. 저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병헌이 형은 더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운동 후와 아침에도 꼭 근육을 풀어주는 모습들을 보면서 몸 관리 쪽으로는 정말 많이 배우는 것 같다.” 나원탁이 현재 민병헌을 직접 보고 배우고 있는 부분이다.
본격적인 1군 경쟁을 펼쳐야 하는 나원탁의 각오는 충분하다. 그는 “1군에서는 블로킹 실수를 많이 했는데, 이를 보완해야 하고 타격에서도 삼진을 많이 당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 배트 나오는 것 등을 많이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당연히 주전급으로 도약하는 것. 나원탁은 “주전 욕심은 당연히 있다. 우리 포수들 모두 비슷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누가 더 실수를 하지 않고, 연습했던 부분을 경기에서 발휘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면서 “올해는 70경기 이상 출장하면서 수비 실수 없이, 도루 저지율도 높이고 싶다. 타석에서는 홈런도 쳐보고 싶고, 타율도 준수한 기록으로 올려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