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징계로 2018 평창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던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를 포함한 러시아 선수들의 징계 무효 신청을 기각했다.
CAS는 9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빅토르 안을 포함한 러시아 선수 32명이 IOC를 상대로 신청한 징계 무효 신청을 기각했다"고 발표했다.
CAS는 홈페이지를 통해서 공개한 결정문에서 "러시아 선수 32명은 IOC 결정을 뒤집고 2018년 평창 올림픽 참가를 요청했다. 그러나 IOC가 정당한 절차에 따라서 러시아 국적의 선수들 개별을 가려 초청한 것은 제재가 아닌 자격 결정으로 판단된다"며 기각이유를 밝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러시아가 지난달 제출한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희망 선수 명단 500명 가운데 빅토르 안을 비롯해 111명을 제외했다. 결국 러시아는 이들을 제외하고 평창 동계올림픽에 러시아 출신 올림픽선수(OAR)을 구성해 파견하기로 했다.
빅토르 안을 포함한 러시아 선수들은 명단 제외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IOC측은 개별 선수에 대한 사유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빅토르 안을 포함한 제외 선수들은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소치올림픽 도핑사용 조사팀인 리처드 맥라렌이 발표한 '맥라렌 보고서'에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제외된 선수들은 IOC 결정에 항의하여 CAS에 징계 무효를 신청했다. 그들은 IOC가 명확한 증거 없이 정황만으로 올림픽 출전을 금지했다고 CAS 항소 이유를 밝혔다.
지난 1일 CAS는 1차적으로 IOC가 평창 대회 출전 금지 처분을 한 러시아 선수 28명의 징계 무효를 결정했다. CAS는 징계 대상자 43명을 재조사한 결과, 28명의 도핑 혐의를 입증할 확실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빅토르 안을 포함한 안톤 시풀린(바이애슬론), 세르게이 우스튜고프(크로스컨트리) 등 러시아 선수 32명 등도 징계 무효를 요청했다.
CAS의 판결에도 IOC는 단호하게 대처했다. 러시아가 징계 무효 처분을 받은 28명 중 현재 선수 13명과 은퇴 후 코치를 맡고 있는 2명까지 총 15명의 평창대회 참가를 IOC에 요청했지만, 만장일치로 거부했다. IOC는 러시아 선수들이 올림픽에 참가할 만큼 깨끗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IOC의 강경한 태도에 CAS도 한 발 물러섰다. CAS는 결정문에서 "IOC는 도핑에 관련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IOC의 권위를 인정했다.
빅토르 안은 조국에서 열리는 마지막 올림픽에 참가하고 있다고 말하며 자신의 결백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IOC의 단호한 대처에 CAS의 기각 판정이 더해져서 평창 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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