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 오승환(36·텍사스)이 스플리터를 장착한다면?
오승환은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텍사스와 FA 계약에 합의했다. 이튿날인 8일 메디컬테스트를 마친 상황. 큰 이상이 없는 이상 계약이 확실시된다. 오승환은 2일부터 LG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애리조나 파파고스포츠컴플렉스에서 함께 훈련 중이었다. 메디컬테스트로 8일 훈련장에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9일 이내 합류했다.
오승환은 이날 올해 첫 불펜 피칭을 실시했다. 불펜 피칭을 마친 오승환은 "첫 투구치고는 만족했다"고 밝혔다. 오승환의 불펜 피칭을 지켜보던 강상수 LG 투수코치 역시 고개를 저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오승환은 불펜 피칭 도중 강상수 코치에게 자문을 구했다. '변화구 장착'에 대한 내용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스플리터에 대한 이야기를 강상수 코치와 심도있게 나눴다.
메이저리그 통계사이트 '브룩스베이스볼'은 오승환을 속구-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의 포 피치 투수로 분류했다. 실제로 오승환은 속구와 슬라이더의 구사율이 90%대에 육박하는 투수다. 스플리터의 활용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오승환 스스로가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 오승환은 서클체인지업과 스플리터 사이에서 강상수 코치에게 자문을 구했다. 강상수 코치는 "내가 너한테 뭘 가르치냐"고 반문하면서도 스플리터를 권장했다. 이유가 뭘까. 강 코치는 "오승환은 공을 때리는 유형의 선수다. 손목을 많이 쓴다. 하지만 서클체인지업은 밀어서 던질 때 효과적이다. 오승환과 맞지 않는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오승환은 일본 시절부터 스플리터 욕심을 내왔다. 2014시즌 종료 후 본격적으로 장착에 나섰다. 팀 동료 후쿠하라에게 그립을 배우며 열의를 보였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자취를 감췄다. 오승환 스스로가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승환이 만일 실전에서 스플리터를 사용하게 된다면 위력은 배가된다. '돌직구'에 떨어지는 변화구가 가미된다면 타자로서는 속구 상대가 더욱 어려워진다.
강상수 코치는 오승환에게 스플리터 그립을 알려줬다. 여러 유형이 있는데, 오승환이 쥐던 것과 다른 방식이다. 오승환은 "이런 그립은 생각 못했다. 연습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오승환이 LG 캠프에서 큰 소득을 얻어가는 분위기. 강상수 코치는 "어휴. 무슨 소리인가. 메이저리거가 알아서 할 텐데"라며 손사래 쳤다. /ing@osen.co.kr
[사진] 파파고(미 애리조나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