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리포트] 한화의 꺼지지 않은 밤, 자율 훈련 열풍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2.09 06: 02

한화의 밤은 여전히 꺼지지 않았다. 단체 야간 훈련은 없어졌지만, 각자 알아서 밤에 자율 훈련을 한다. 그동안 보지 못한 새로운 풍경이다. 
일본 오키나와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한화. 나하 시내에 위치한 한화 선수단의 숙소 9층 연회장은 저녁에 자율 훈련을 하는 선수들로 북적인다. 한용덕 감독의 방도 9층에 있다. 한용덕 감독이 저녁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면 연회장을 늘 지난다. 그때마다 자율 훈련을 하는 선수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동안 한화의 밤은 야구장이 배경이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다시 야구장으로 나와 훈련을 반복했다. 코칭스태프가 주도하는 공식 훈련 일정이 밤까지 이어졌다. 한화표 지옥 훈련. 부족한 시간을 쪼개서라도 훈련했던 한화였지만 한용덕 신임 감독 체제에서는 180도 달라졌다. 

저녁을 먹으면 각자 알아서 휴식을 갖거나 부족한 훈련을 스스로 한다. 지난 5일 밤에는 강경학을 비롯해 젊은 야수들이 연회장에서 배트를 휘둘렀다. 이충호 등 투수들은 수건으로 투구 동작을 반복하는 섀도우 피칭을 했다. 
투수조의 경우 송진우 투수코치의 주도 아래 '멘탈 트레이닝' 시간도 갖는다. 지난 6일 저녁에는 윤규진의 지난 시즌 투구를 다함께 지켜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기술적인 부분도 공유하지만 코치와 선수, 선배와 후배끼리 소통을 나누는 시간이기도 하다. 
한화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자율 훈련을 통해 집중력 향상, 의식 변화를 꾀하고 있다. 코칭스태프도 이번 캠프 기간 시간과 양을 정해놓고 타성에 젖어하는 훈련보다 부족한 점을 스스로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자율 훈련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화 관계자는 "캠프 기간 야구장에서 야간 훈련을 별도로 실시하지 않는다. 웨이트 트레이닝 참가도 선수들에게 자율적으로 맡겨놓는다. 자율적인 훈련 분위기 속에 선수들은 자신들의 일정에 맞춰 웨이트를 하고, 호텔 주변 공간에서 섀도우 피칭이나 스윙 연습으로 보완해야 할 훈련을 스스로 찾아서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화 최고참 선수 박정진은 "웨이트장에 가봤더니 대다수 선수들이 와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자극받았다. 선수들이 부상 방지를 위해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알고, 능동적으로 훈련에 임할 만큼 캠프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다. 
장종훈 수석코치도 "선수들에게 야간 타격훈련을 없애고, 자율성을 부여한 만큼 스스로 책임감도 많이 느끼는 것 같다"며 "선수들이 야간에 연회장에서 자발적으로 배트를 돌리고, 그 다음날 구장에 나와선 부족한 부분들에 대해 질문을 많이 한다"고 선수들의 변화된 모습을 흡족해했다. 
달라진 한화의 밤, 이제는 자율 훈련 열풍이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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