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2018 평창 올림픽을 겨냥한 세 번째 평가전에서 강호 슬로베니아를 상대로 선전했지만 1-2로 역전패했다.
남자 아이스하키 올림픽 대표팀은 8일 오후 7시 30븐 인천 선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슬로베니아와의 친선 경기에서 마이크 테스트위드(하이원)이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3피리어드에 잇달아 골을 허용하며 1-2로 졌다.
비록 지기는 했지만 대표팀은 앞선 두 차례 평가전보다 훨씬 짜임새 있고 빠른 경기 내용으로 2018 평창 올림픽 본선 개막에 맞춰 컨디션이 올라가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특히 슬로베니아가 2014 소치 올림픽 8강에 올랐고 험난한 올림픽 최종 예선을 통과해 2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에 오른 강팀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더욱 그렇다.
백지선 감독은 앞서 열린 카자흐스탄과의 두 차례 평가전과 동일한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섰고 경기 초반 슬로베니아의 강공에 시달리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얀 무르삭과 로버트 사볼리치를 앞세운 슬로베니아는 오펜시브존에서부터 강한 포어체킹을 가하며 한국을 압박해 주도권을 잡았고 유효 슈팅에서 11대 5로 앞서는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1피리어드 후반부터 슬로베니아의 빠른 경기 템포에 적응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인 한국은 2피리어드 초반부터 특유의 빠르고 조직적인 플레이가 살아나며 일거에 주도권을 되찾고 날카로운 반격을 펼쳤다.
2피리어드 2분께 신상우가 랩어라운드에 이어 날린 슈팅이 골리 패드에 맞는데 그쳤고 2분 40초에는 김기성이 골 크리스 정면에서 때린 회심의 원타이머가 다시 골리에 걸렸다. 리바운드된 퍽을 마이크 테스트위드가 재차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또 다시 패드 세이브에 가로 막혔다.
슬로베니아는 한국이 공세 수위를 높여가던 2피리어드 10분 45초에 선발 골리 루카 그라츠나르를 마티야 핀타리치로 교체했고, 한국은 곧바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벌떼 같은 전방위 압박을 가하던 한국은 2피리어드 12분 29초에 문전에서 압박을 가하던 김상욱이 퍽을 따내 테스트위드에게 연결한 패스를 퀵샷으로 마무리, 골 네트를 갈랐다. 지난 5일 카자흐스탄과의 2차 평가전에 이은 테스트위드의 2경기 연속 선제골.
한국은 이후에도 세차게 슬로베니아 문전을 두들겼지만 추가 골을 뽑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유효 샷에서 18대 3으로 앞설 정도로 한국은 2피리어드 들어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3피리어드 들어 경기 양상은 또 다시 뒤집혔다. 2피리어드에 한국의 조직적이고 빠른 포어체킹에 당황해 실책을 연발했던 슬로베니아는 3피리어드 들어 디펜시브존과 뉴트럴존을 넓게 활용하며 손쉽게 오펜시브존에 진입했고 많은 찬스를 만들어냈다.
맷 달튼의 선방으로 어렵사리 리드를 지켜 나가던 한국은 3피리어드 11분 33초에 지가 판체의 슈팅을 보스티얀 골리치치가 문전에서 방향을 바꾸며 동점골을 허용했고, 13분 19초에 슬럿을 무방비로 내줘 안제 쿠랄트에 역전골을 얻어 맞았다.
한국은 경기 종료 2분 56초를 남기고 파워 플레이 찬스를 잡았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백지선 감독은 “2피리어드에 좋은 플레이를 펼쳤는데 기세를 3피리어드로 잇지 못한 점이 아쉽다. 상대의 실책을 이용해 (득점으로 연결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자 아이스하키 올림픽 대표팀은 10일 오후 2시 안양아이스링크로 장소를 옮겨 평창 올림픽 금메달 후보 1순위로 꼽히는 OAR(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들)과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 10bird@osen.co.kr
[사진] 인천=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