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2~3년 넘게 개발해야 할 초대형 MMORPG도 중국에서는 1년 안에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스피드 경쟁력이 생겼다, 배틀그라운드 같은 게임도 불과 4개월이면 만들어낸다. 중국의 게임 개발 역량은 이미 한국을 넘어섰다."
리니지2 레볼루션이 단일 게임으로는 한 해 1조 원 가량이 매출을 올렸지만 그는 조금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게임업계의 승부사로 불리는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중국 게임을 이제는 경계의 대상이 아닌 벤치마킹을 해야 하는 존재로 분류했다.
그렇다. 이제 중국 게임업계는 예전 한국 게임업계가 얕잡아 봤던 상황이 아니다. 시장 규모 뿐만 아니라 쏟아지는 물량과 기술력이 더해지면 중국 게임의 위상이 달라졌다.
지난 해 전 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의 규모는 72조 원 가량. 이 가운데 중국은 28조 원 규모의 시장을 가지면서 전체 모바일 게임서 38%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일본(14조 원)과 미국(13조 원)을 합친 규모 보다 크다.
시장 규모 뿐만이 아니라 개발력과 게임 경쟁력도 과거와는 분명하게 달라졌다. 2017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게임은 무엇일까. 바로 왕자영요였다. 왕자영요의 한국 서비스 명은 '펜타스톰'. 1년 간 무려 19억 달러(한화 2조 710억 원)를 하나의 게임 타이틀이 벌어들였다. 2위 '판타지 웨스트워드 저니' 역시 중국 넷이즈의 게임으로 15억 달러(한화 1조 6350억 원)라는 엄청난 매출을 올렸다. 지난 해 전 세계에서 7위에 오른 리니지2 레볼루션의 매출은 9억 8000만 달러로 한화 1조 682억 원 정도다.
국내 역시 크게 분위기가 다르지 않다. 소년전선 음양사 같은 모바일 게임들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밸런스에 영향을 미치는 확률형 아이템 방식을 선택하지 않으면서 화제가 됐던 '소녀전선'은 대규모 업데이트 마다 양대마켓 매출 순위 1위를 찍을 정도다.
방준혁 의장은 '선제적 시장 대응'이라는 명제를 꺼내 "중국 보다 1년~2년 앞서게 출발해야 된다"는 해법을 제시했지만 전 세계 게임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점차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나날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과 힘겨운 경쟁을 하고 있는 한국 게임 기업들의 혜안이 필요한 순간이다. / scrapper@osen.co.kr
[사진] 소녀전선 / X.D. 글로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