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사랑하는 사이’에서 원진아와 이준호의 스토리도 인상적이었지만 주변 인물들 또한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 나문희, 이기우, 강한나 등 배우들의 연기와 서로의 호흡이 이 드라마를 더욱 탄탄하게, 그리고 더욱 감동적으로 완성했다.
특히 JTBC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에서 원진아와 나문희의 호흡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했다. 극 중 문수(원진아 분)는 외롭게 살아온 할멈(나문희 분)이 도움을 철저히 거부하는데도 살뜰히 챙기는 장면을 비롯해 이들의 투샷이 시청자들에게 온기를 전했다.
나문희는 제작발표회 당시 원진아에 대해 “고두심의 어렸을 때 모습을 보는 것 같다”며 극찬하기도 했다.
또한 원진아와 이기우의 호흡도 애틋했다. 두 사람은 이준호와 삼각관계였는데 극 중 주원(이기우 분)이 문수를 향해 보내는 눈빛이나 문수를 좋아하는 모습, 그리고 문수가 주원의 호의를 받으면서도 선을 긋는 모습 등 주원과 문수의 관계가 잔잔하게 그려졌고 두 사람의 러브라인을 지지하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나문희와의 호흡은 어땠나?
▲ 나문희 선생님은 멋있다. 배우들과 처음 만난 날 나문희 선생님이 그 전날 상을 받은 날이었다. 현장에서 꽃다발을 드리고 축하하기도 했다. 선생님이 너희도 좋은 상 받을 수 있게 열심히 하자고 하는데 카리스마가 느껴지더라.
선생님이 오시면 현장에 긴장감이 돈다. 묘한 긴장감이 있다. 그게 각 신에 힘을 실어주는 원동력이었다. 선생님이 조언도 많이 해주고 칭찬도 아끼지 않아도 감사했다. 선생님의 따뜻함을 잊을 수 없는 게 내가 뭘 들고 있었는데 손목도 가는데 무거워 보인다고 들어주겠다고 했었다. 그리고 손이 차니까 핫팩 좀 잡고 있으라고 하고 따뜻함이 많은 분이었다. 항상 선생님이 현장에 오는 날을 기다렸는데 드라마 중간에 죽는 역할이라 아쉬웠다.
선생님이 하차하는 걸 알면서 대본이 나올 때마다 심장이 덜컹거렸다. ‘벌써 돌아가시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감정이입이 되더라.
-이기우, 강한나와의 묘한 관계를 이뤘었는데 호흡은?
▲ 두 분 모두 유쾌했다. 두 분이 드라마에서 제일 어두운 면들을 연기했는데 현장에서는 상반됐다. 정말 유쾌하고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에너지가 좋아서 촬영하면서 웃으면 안 된다고까지 했다. 그런데 이기우 선배님은 집중력이 좋아서 웃다가도 슛 들어가면 바로 눈빛이 달라졌다. 배울만한 점이었다.
-시청률은 아쉬웠지만 드라마가 많은 호평을 받았다.
▲ 시청률 때문에 서운한 분들도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첫 드라마가 시청률에 대해 감이 없기도 하고 나는 우리 드라마가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흔들리지 않고 하고 싶은 얘기를 끝까지 했고 행복하게 끝난 것도 그렇고 드라마를 싫어한 분들보다 좋아해 준 분들이 많아 좋았다. 시청자들이 몰입도 많이 해줬다. 내 SNS에 쪽지를 보낸 분 중에 나를 문수라고 하면서 울지 말라고, 아프지 말라고 했다. 가슴이 짠했고 공감해주는 분들이 많아서 감사했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찾아보지는 못했는데 주변에서 따뜻하고 진실 돼서 좋았다고 했다. 나는 경험이 많지 않아서 모든 장면이 아쉽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공감해줬으면 좋겠다는 작품이었는데 공감해주는 분들이 많아서 좋았다.
-배우가 아닌 시청자의 입장으로 ‘그냥 사랑하는 사이’를 봤을 때 이 드라마는 어떤 드라마였는지?
▲ 촬영 때문에 본방송을 챙겨보지 못하고 다시 보기로 봤는데 한 편당 세 번씩 봤다. 집에 늦게 들어가도 안 보면 잠을 못 자겠더라. 처음 볼 때는 실수만 보인다. 두 번째 볼 때는 무슨 실수를 했는지 아니라 시청자의 마음으로 본다. 그때는 다른 선배님들의 연기가 보이고 장면이 넘어가는 그 연결들이 보인다. 두세 번씩은 봐야 공부가 된다. 드라마가 끝났으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자의 입장으로 봐야겠다. 열 번은 볼 것 같다. /kangsj@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