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LIVE] 한화 이성열, "부상 없이 커리어하이 도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2.08 13: 07

"자신감을 가진 해였다". 
한화 외야수 이성열(34)에게 2017년은 최고의 해, 이른바 커리어하이 시즌이었다. 타율 3할7리 21홈런 65타점 OPS .961을 찍었다. 두산 시절이었던 2010년 개인 최다 24홈런 86타점을 올렸지만, 타율(.263)·OPS(.847)는 2017년이 훨씬 더 좋았다. 타석에서 위압감도 넘쳤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았던 것은 81경기 출장에 그쳤다는 점이다. 두 번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무려 80일 동안 1군 엔트리에 빠져있었다. 만약 144경기 모두 출장했을 경우 37홈런, 116타점이 가능한 페이스. 물론 산술적인 추정 수치일 뿐이지만, 지난해 이성열의 타격 생산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이성열은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다. 타격에 있어선 자신의 것에 확신이란 게 생겼다. 주 포지션인 외야뿐만 아니라 1루 수비까지 수비범위를 넓히고 있다. 부상만 없다면 다시 커리어하이 시즌을 해낼 것이란 기대다. 다음은 이성열과 나눈 일문일답. 
- 캠프에서 훈련은 어떻게 하고 있나. 
▲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쉬다가 1월부터 개인운동을 시작했다. 12일부터 연습경기가 시작되는데 실전에 맞춰 준비 중이다. 제일 중요한 건 경기에서 기회를 받는 것이고, 이를 위해선 다치지 않아야 한다. 작년에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는데 두 번의 부상으로 고생했다. 특히 (7월13일) 생일에 다쳐 아쉬움이 컸다. 
- 부상 방지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는가. 
▲ 부상은 어느 한 부위 때문에 오는 게 아니다. 복합적인 이유에서 나온다. 스트레칭과 휴식, 웨이트 등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 특히 잘 쉬는 것도 훈련이라고 생각한다. 충분한 휴식으로 부상 당하지 않는 몸을 만들려 한다. 
- 지난해 활약으로 기대치가 높아진 상황이다. 
▲ 지난해는 나 스스로 자신감을 높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매년 시즌이 끝날 때마다 '이렇게 1년이 또 흘러가나' 싶은 아쉬움이 들었지만 작년에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꾸준히 경기에 나가며 결과가 좋았고, 성격도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었다. 야구 인생에서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됐다. 
- 로사리오의 장타 공백을 메워야 하는 숙제가 있다. 
▲ 우리 기존 선수들이 각자 홈런을 3개씩만 더 치면 된다는 생각이다. 나뿐만 아니라 (김)태균이형, (송)광민이형에 (최)진행이도 있다. 여기에 (하)주석이나 (정)근우형도 홈런을 칠 수 있다. 다 같이 하면 로사리오 빈자리를 메울 수 있다. 호잉도 자기만의 스타일을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 홈런 숫자보다 언제, 어떻게 치느냐가 중요하다. 
- 1루 수비 훈련 시간도 길게 가져가는 것 같다. 
▲ 감독님께서 1루도 생각하고 계신다. 진행이와 함께 서로 1루수와 외야수 수비를 나눠서 하고 있다. 내가 외야 2번을 하면 진행이가 1번 하는 식이다. 1루는 예전처럼 공만 받는 수비수가 아니다. 포메이션 수비까지 해야 할 게 많다. 1루에는 태균이형이란 기둥이 있다. 그 부담을 진행이와 함께 조금이나마 덜어준다는 생각이다. 
- 지난해 타격 성적이라면 30홈런도 충분히 칠 수 있다. 
▲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 욕심을 부리거나 자만할 때가 아니다. 그 정도 선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장타자인 만큼 홈런은 20개 이상 때려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 의무감이라 생각한다. 경기에 많이 나간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 지난해 실질적인 커리어하이 시즌이었다. 올해도 가능할까. 
▲ 준비를 충분히 하고 있는 만큼 가능하다. 기회가 주어지면 또 한 번 커리어하이를 할 수 있다. 안 아프고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날 것이다. 걱정보다 기대와 설렘이 더 크다. 가장 중요한 건 그렇게 해서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 2015년 첫 번째 FA 때 2년 5억원으로 좋은 계약을 못했다. 
▲ 그때는 힘들고 속상했다. 타이밍도 좋지 않았지만 결국 내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그걸로 좋은 자극과 동기부여가 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야구에 집중했고, 야구로 극복했다. 야구를 계속해서 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뒀다. 그 당시 연애를 하고 있던 아내의 위로도 큰 힘이 됐다. 
- 아들이 3살인데 아버지가 야구선수인 것을 아는가. 
▲ 아직 아기이지만 TV에 야구가 나오면 '아빠'라고 한다. 내가 아닌 야구만 나오면 '아빠'를 부른다. 조금씩 야구를 알아가는 것 같다. 아들이 야구를 더 알 수 있는 나이까지 선수를 하고 싶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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