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하다. 중남미 투수 특유의 활발하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롯데 자이언츠의 새 외국인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31)가 롯데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뒤 풍기는 느낌이다.
듀브론트는 지난 4일 롯데 대만 가오슝 캠프에 합류했다. 지난 7일에는 첫 불펜 투구를 펼치면서 시즌에 돌입할 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다. 일단 첫 불펜 투구에서는 “안정적인 투구 폼으로 회전수가 많은 빠른 공을 뿌리며 커브의 각이 좋다. 디셉션(숨김동작)도 괜찮은 편이다”는 현장의 평가를 받았다.
일단 듀브론트는 아직까지 롯데라는 팀을 알아가고 있는 듯한 모습.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국내 선수들에게는 차분하고 침착한 모습으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중남미 투수들 특유의 활발하고, 수다스런 모습이 없다. 롯데라는 팀과 한국 야구에 대해 차근차근 알아가고 있는 듯하다. 조원우 감독은 듀브론트의 첫 인상에 대해 “차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무대를 경험했던 송승준의 생각도 비슷했다. 그는 “제가 미국에서 경험했던 중남미 선수들이 좋게 말하면 활발하고, 나쁘게 말하며 덤벙대고 산만하다. 하지만 듀브론트 선수는 느낌이 다르다. 차분한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송승준은 그 이유를 메이저리그에서의 풍부한 커리어라고 생각했다.
듀브론트는 메이저리그에서 118경기를 등판했고 그 중 85경기로 선발 등판했다. 31승26패 평균자책점 4.89의 기록을 남겼다. 2012년과 2013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각각 11승씩을 올렸고 2013년에는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경험했다.
송승준은 “제가 미국에서 경험했을 때 메이저리그를 밟아본 중남미 선수들 차분하고 생각도 깊다. 메이저 경력이 많다 보니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선수인 것 같다”면서 “ 기대가 많이 된다”고 밝혔다.
박세웅이 받은 첫 인상도 마찬가지.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커리어가 있는 선수여서 그런지 조용한 성격인 것 같다.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지만 지금 받은 느낌은 조용하다”고 말했다.
조용하게 있다고 해서 거만하고 깔보는 듯한 느낌도 전혀 없다. 지난 7일 첫 불펜 투구 이후, 김원형 코치와 라이언 사도스키 스카우팅 코치와 함께 첫 불펜 투구의 느낌을 공유했고, 이들의 조언을 차분하게 경청했다. 또한 투수 조장인 손승락이 한국 야구와 타자들의 특성을 설명하자 역시 귀를 기울였다. 자신의 불펜 투구를 마치고 보강운동까지 마무리 짓고도 불펜을 떠나지 않았다. 다른 국내 투수들의 불펜 투구를 지켜봤다. 투수들이 들어가고 나올 때 불펜 출입구의 그물망을 직접 열어주고 하이파이브도 하는 등 조용하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선수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뚜껑을 열어봐야 하지만 듀브론트에 대한 첫 느낌은 조용하고 차분하지만 인상적이다.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에 중후한 무게감을 심어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