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세현의 자신감 "KIA 불펜은 결코 약하지 않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8.02.08 07: 06

"우승 해보니까 욕심이 생긴다".
KIA의 지난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은 5.71로 리그 8위였다. 불펜이 헐거운 탓에 선발투수들이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KIA 불펜진은 471⅔이닝 소화에 그쳤다. LG(455이닝)에 이어 최저 2위. 가장 많은 세이브를 올린 이가 김윤동(11세이브)이었다. 김윤동을 비롯해 무려 7명의 투수가 '세이브 투수'로 나섰다.
한 가지 모멘텀은 있었다. KIA는 7월 트레이드 마감시한 직전 넥센과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승호와 손동욱을 내주는 대신 유재신과 김세현을 받아오는 내용이었다. 2007년 현대에서 데뷔한 김세현은 2016년 완전히 만개했다. 당시 김세현은 62경기에 등판해 2승36세이브,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했다. 생애 첫 구원왕 타이틀을 따낸 시즌이었다.

비록 2017시즌 초 부진했지만 구위만큼은 여전히 준수했다. KIA의 8월 이후 불펜 평균자책점은 5.45로 리그 5위다. 딱 평균만큼은 해줬다는 뜻. 김세현이 교통정리를 깔끔히 했다. 그는 이적 후 21경기에 등판해 21이닝을 소화하며 2패8세이브, 평균자책점 3.43을 기록했다. 21경기 중 17경기에서 경기를 매조지었다.
언뜻 화려해보이진 않지만 KIA 우승에 있어 큰 역할을 해낸 게 김세현이었다. 만약 김세현 트레이드가 없었다면 KIA의 뒷문은 양과 질에서 고전을 면치 못헀을 것이다. 시즌 최종전서 2경기 차로 두산을 따돌리며 정규시즌 1위 차지한 걸 감안하면, 그만큼 값진 활약이었다.
김세현은 한국시리즈에서도 4경기 등판해 4⅓이닝을 소화하며 2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제로'를 기록했다. 그렇게 김세현은 데뷔 12년 만에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삭발이 상징이었던 김세현은 스프링캠프 출국길에 장발 차림으로 나타났다. 그는 "사랑하는 아내와 여행을 다니며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 틈틈이 운동도 했다. 무리하지 않았을 뿐이다. 이제 오키나와에서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입을 열었다.
김세현은 넥센 시절이던 2014시즌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다. 하지만 우승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그는 "우승 해보니까 참 좋았다.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은 느낌이다. 그럼에도 기분이 좋았다"라고 겸손한 자세를 취했다.
고기를 한 번 맛봤으니 욕심은 당연하다. 김세현은 "한 시즌 부상 없이 치르는 게 목표다. 기록에 대한 욕심은 없다. 다만, 또 우승하고 싶다"라며 밝게 웃었다. 보직은 김기태 KIA 감독의 결정이지만, 김세현은 '클로저'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경쟁에서 이겨 마무리 자리를 맡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KIA 전력에 대한 언급이 나올 때면, 늘 따라붙는 꼬리표가 있다. '불펜 약화'가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김세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안에서 지켜보니 결코 약하지 않았다. 다만 눈에 보이는 수치는 운이 없었기에 좋지 않았다. 올해는 잘 풀릴 것이다. 내 장점을 최대한 살리겠다". 김세현의 다짐이다.
2017시즌 KIA 불펜은 김세현 전과 후로 나뉜다. 과연 2018년 KIA 불펜은 둘 중 어느 쪽에 가까울까. 어쩌면 KIA 2연패의 해답을 쥐는 질문일 수도 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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