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이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를 꼽을 때 배우 최다니엘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그만큼 안경은 그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처럼 여겨져 왔다. 지난 2009년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시작된 그의 ‘안경훈남’ 이미지. “최다니엘에게 안경을 이식해주세요”라는 팬들의 바람엔 그를 향한 애정을 기반으로 한 것이지만, 때론 속상하지는 않을까. 실제로 그는 시력이 1.5라고 밝히기도 했다.
최다니엘은 최근 KBS 2TV 월화드라마 ‘저글러스’ 종영 후 취재진과 만나 가장 아쉬움이 남은 장면으로 키스신을 꼽은 가운데, 그 이유로 안경 벗은 민낯이 편집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는 제작진을 향한 장난기 섞인 투정이 바탕으로 됐다고 밝히는 바이다. 드라마 속 캐릭터인 YB 영상사업부 상무 남치원은 다소 까칠한 부분이 있지만, 실제 최다니엘은 등장부터 소탈하고 유머 있게 인터뷰를 이끌어나갔다.
다음은 최다니엘과 나눈 일문일답.
-츤데레 정석이라는 말과 함께 여성 팬들에게 인기가 많았는데 캐릭터 인기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나.
▲일단 스타일리스트가 일을 너무 잘했다.(웃음) 제가 팔다리가 길고 어깨는 있는데 몸통은 또 작다. 옷을 맞추기 힘들었을 텐데 바쁜 와중에도 구해 와서 고마웠다. 사실 오늘 되게 꾸미고 왔다.(그는 회색 맨투맨에 베이지 점퍼, 검은 와이드 팬츠를 입고 왔다.) 평소에 제가 옷을 너무 못 입는다. 촬영 의상으로 정장도 바지를 짧게 입어서 괜찮냐고 물어봤는데 그게 유행이라고 하더라. 안경도 여러 개 준비해줬다.
-키스신이 화제였는데.
▲대본에는 격렬한 키스를 한다고 써있었다. 지나가는 신이 되면 안 되고 의미를 둬야겠다고 생각했다. 윤이(백진희 분)라는 캐릭터가 적극적으로 하길 바랐다. 매번 남자가 리드하니까 여자가 리드하면 어떨까 했다. 넥타이를 푸르고 저는 가만히 있고 진희가 절 당겨서 키스하고 안경을 벗기는 것까지 3단계 정도 주자고 제안했다. 거기서 가장 포인트를 줬던 건 아무도 못 보는 맨 얼굴을 윤이에게 허락하는 부분이었다. 치원(최다니엘 분)의 사회적 가면이 싹 벗겨지는 장면을 멋지게 찍었는데 편집실에서는 제가 안경 벗은 모습을 별로 마음에 안 들어하셨는지 윤이가 안경 벗기는 장면만 나왔다.
-해당 장면이 편집된 결정적인 이유는 못 들은 건가?
▲그렇다. 감독님한테 다음날 ‘안경 벗은 얼굴이 그렇게 안 좋냐’고 물어봤다. 감독님도 바쁘시니까 들어가서 편집된 것만 보고 오케이 사인을 하셨던 터라 본인도 처음 봤다고 하시더라. (편집실) 안에서 여론이 그렇게 된 거라고 서로 추측만 한 거다.
-안경을 꼭 써야 한다는 반응이 속상하진 않냐.
▲다른 데는 그렇게 속상하진 않다. 그런데 캐릭터니까. 연기하면서 불편한 건 없다. 그런데 그 신은 속이 너무 상해서 지금까지도 생각이 난다. 연기는 안경을 벗고 하는 게 더 편하긴 하다. 실제 시력은 1.5다.
-실제 나이보다 높게 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까지 실제 나이에 비해서 성숙한 역할을 많이 했다. ‘하이킥’ 같은 경우에는 (윤)시윤이가 빠른 년생이니까 형이긴 하지만 거의 동갑인데 극중에서는 큰 삼촌이었다. 시청자 분들이 보실 때 ‘어떻게 성숙함을 연기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이제는 나이와 맞춰지는 것 같아서 그런 부분에서는 편하게 연기하고 있다.
-나이와 갭을 찾아가는 게 더 좋지 않나?
▲그런데 학원물 같은 걸 해보고 싶다. 학생 역할을 해보고 싶다. 학생 역할을 한 번도 못 해봤다. ‘두사부일체’ 같은 거 아니면 못 하지 않겠나. 다음 작품으로는 꼭 하이틴 물을 교복 입고 하고 싶다.
-연관검색어에 결혼이 있던데.
▲모르겠다. 요즘엔 별의별 것 다 붙으니까. 그런 게 아닐까. 제가 군대를 가느라 안 보여서 결혼한 줄 아시는 것은 아닐까.
-결혼에 대한 현재 생각은?
▲과연 제가 결혼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많이 든다. 어렸을 땐 엄마가 없었으니까 가정을 빨리 꾸리고 싶었다. 배우하면서 나이도 한 살 한 살 먹어가면서는 결혼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저한테 자신이 없다. / besodam@osen.co.kr
[사진] 제이와이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