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10년 차' 허경민, "아팠던 2017년, 올해는 좋은 일만 있길"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8.02.07 14: 04

두산베어스 허경민(28)에게 호주 시드니는 와신상담, 권토중래의 땅이다. 
허경민은 지난해 아쉬움 가득한 한 해를 보냈다. 2년 전 144경기를 모두 뛰며 타율 2할8푼6리 81타점 96득점을 올렸다가, 2017시즌에는 130경기 타율 2할5푼7리 40타점 50득점을 기록했다. 스스로도 “야구하면서 가장 아픈 시즌”이라고 했다. 
그래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말 마무리캠프까지 합류하며 타격폼을 가다듬었고, 안 좋은 허리 치료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이 곳 시드니에는 동료들보다 일주일 빠른 1월 22일 들어와 연일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다음은 “주변의 조언을 모두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며 심기일전하고 있는 허경민과의 일문일답.

- 비시즌 어떻게 준비했나. 한국시리즈를 뛰고 마무리캠프까지 다녀왔는데.
▲ 일단 안 아픈 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느낀 지난해였다. 마무리 캠프를 다녀 뒤 몸 관리를 더 철저하게 가져갔다. 치료와 재활을 병행한 탓인지, 지금은 다행히 괜찮다. (허경민은 12월과 1월 꾸준히 야구장에 나와 동료들과 웨이트트레이닝, 배팅 훈련을 했다).
- 캠프 초반이다. 어느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훈련하고 있나.
▲ 마무리 캠프에서 타격 코치님과 잘 안 됐던 부분을 고치려 노력했다. 기술적으로 많은 얘기를 했다. 나름의 성과가 있었는데, 그 연장 선상에서 지금 다양한 것들을 시험해 보고 있다. 캠프 초반인만큼 구체적인 평가는 힘들지만 생각대로 되고 있는 것 같다. 호주로 오기 전 계획한 부분들이 잘 진행되고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 고토 타격 코치, 조성환 수비 코치 등 새로운 코치들과의 궁합은 어떤가. 
▲ 내 기를 살려주려고 하시는지 일부러 칭찬을 해 주신다. 너무 감사드린다. 나는 아직 부족한 선수다. 이 곳 호주에서 코치님들께 새로운 야구를 배우고 있다. 정말 많은 도움이 되고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실 그 동안은 내 생각과 방식대로 야구를 했다. 코치님들의 말씀을 들었지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야구를 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나는 이제 어린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귀를 열고 마음을 열어야 함을 느꼈다. 코치님들의 지적이 와 닿는다. 
- 벌써 프로 10년차다. 느낌이 어떤가
▲ 10년이란 시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그 시간을 한 팀에서 보냈다는 게 개인적으로 기쁘다.  10년을 하니 15년이 욕심 난다. 15년을 채우면 또 다른 욕심이 생길 것이다. 팬들에게 좋은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사실 입단할 때만 해도 20살 친구들이 정말 많았다. 우리 팀은 물론 다른 구단에 친구들이 수두룩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몇 명 안 남았더라. 아주 묘한 기분이 든다.  
 
- 지난해 아쉬움이 컸을 것 같다. 2년 전과는 정반대 상황이었는데.
▲ 재작년에는 야구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시즌이었다. 반대로 작년은 야구하면서 가장 아픈 시즌이었다. 그렇게 한 해를 보내니 경기에 나가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알겠더라. 또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 도 절실히 느꼈다. 그래도 20대에 실패한 건 다행이다. 빨리 실패해야 성숙해진다고 하지 않나. 작년 경험을 토대로 한 단계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 
- 올 시즌 어떤 한 해를 보내고 싶나
▲ 내 목표를 수치로 정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닌 것 같다. 새 시즌이 3월24일 시작하는데 모든 것이 끝나는 12월까지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지금 열심히 하고 있다. 
[사진] 두산 베어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