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올해 롯데의 대만 가오슝 1차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고민이 많고 바쁘게 움직이는 이는 장재중 배터리 코치가 아닐까. 주전 포수였던 강민호가 FA 자격을 얻어 삼성으로 떠나면서 이는 어쩌면 예견된 일일지도 모른다. 롯데는 강민호를 떠나보낸 뒤 새로운 주전 포수와 백업 포수를 동시에 발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미 장재중 코치는 지난해 11월, 강민호의 거취가 결정되기 전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부터 강민호의 부재를 대비한 가운데 훈련을 진행했고, 결국 이는 현실이 됐다.
현재 롯데의 스프링캠프 명단에 있는 포수는 4명. 나종덕과 강동관은 지난 마무리캠프부터 강도 높은 지도를 받고 있고, 지난해 1군 무대를 경험한 김사훈과 강민호의 FA 보상선수로 둥지를 옮긴 나원탁까지. 이들 모두 2명에게 주어질 1군의 포수 엔트리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장재중 코치는 이들의 경쟁 구도를 더욱 격화시키기 위해 여념이 없다.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일일이 지도하고 있고, 때로는 불호령을 내리기도 한다. 선수들에게 자극을 주기도, 기를 북돋워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몸은 바쁘고, 머릿속은 고뇌로 가득 차 있다.
장재중 코치에게 올 시즌 포수진 구상을 묻자, 일단 “지금 있는 선수들이 공수에서 강민호만큼 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는 전제를 깔았다. 그만큼 강민호의 공백이 쉽게 메워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
결국, 백지장에서, 원점에서 포수진 구상을 진행해야 한다. 장 코치가 일단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캐칭과 블로킹이다. 기본적으로 공을 받는 것부터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다. 훈련 중 장 코치의 목소리가 커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프레이밍의 중요성도 알고 있기에 지난 마무리캠프에서는 나종덕에게 메이저리그 포수 러셀 마틴의 동영상을 교보재로 전해주기도 했다. 장 코치는 “포수에게 캐칭은 당연히 기본이다. 블로킹도 마찬가지다. 도루 저지는 그 뒤에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이다”면서 “감독님께서도 수비를 중요시 하는데, 일단 포수는 투수가 불안해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려면 공을 제대로 받아낼 줄 알아야 한다. 공을 흘리거나, 뒤로 빠뜨리면 투수들도 불안해지고 제 공을 못던지며 흔들린다”면서 캐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군 엔트리에 들어갈 포수진은 2명 가운데, 장재중 코치가 더욱 비중을 두고 고민을 하는 부분은 사실 선발이 아닌, 백업 포수다. 그는 “선발로 나갈 포수보다 더 걱정인 것은 사실 백업 포수다. 경기 후반, 선발 포수가 대타로 교체되고 수비에 나서는 상황, 접전의 승부처 상황 때 그 접전을 안정적으로 지켜낼 수 있는 포수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고민이다”고 강조했다. 사실 4명의 포수 모두 1군 경험이 많은 편이 아니다. 김사훈이 그나마 지난해 239⅔이닝의 1군 경기를 소화했지만, 장재중 코치가 말한 접전의 상황을 이겨낼 만큼의 경험까지는 아니다. 선발 포수의 자리도 중요하지만, 승부를 지켜낼 수 있는 포수의 중요성도 무시할 수 없기에 고민의 깊이는 더해진다.
스프링캠프 1주일째를 향해 가고 있는 현 시점, 과연 롯데의 포수진 구성은 고민 속에서 완벽한 해답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일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