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일본 스프링캠프 시작부터 선발투수 후보 10명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시즌 준비 과정에서 어떤 보직으로 쓸지 명확하게 공지했다.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향한 경쟁도 본격화됐다.
지난 1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시작한 한화는 캠프 첫 날 훈련을 마치고 저녁 전력분석 미팅 때 선발투수 후보 10명을 확정했다. 한용덕 감독과 송진우 투수코치가 일찌감치 의견을 일치했고, 송진우 코치가 투수진 미팅 때 10명의 선발 후보를 알렸다.
외인 투수 듀오 키버스 샘슨과 제이슨 휠러를 비롯해 배영수·윤규진·안영명·김혁민·이태양·김재영·김진영·김민우가 바로 그들. 현재 캠프에서 선발투수에 맞춰 준비 중이다. 좌완 유망주 김범수도 있지만 지난해 10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후 ITP 재활 과정에 있어 빼놓았다.
이처럼 캠프에서 보직 통보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다. 다만 한화라서 이 부분이 크게 다가온다. 투수들의 보직 이동이 잦았던 한화는 캠프 때 정확한 역할을 인식시키지 않았다. 팀 사정에 의해 선발, 구원을 수시로 넘나들었다. 이에 한화 새 코칭스태프는 캠프 때부터 확실한 역할을 구분했다.
송진우 코치는 "선발투수 보직에 맞춰 미리 몸을 만들라는 의미다. 앞으로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성은 있겠지만, 지금은 그렇게 준비를 해야 된다. 암묵적으로 '넌 선발이니까 네가 알아서 준비하라'는 것보다 확실히 역할을 알리고 준비하는 게 낫다고 봤다. 감독님께도 그렇게 말씀을 드렸다"고 이야기했다.
선발투수 10명을 정한 기준에 대해 송 코치는 "현재 몸 상태, 구위에 멘탈까지 봤다.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 타자를 유인할 수 있는 구질을 가진 선수, 경험을 갖춘 선수들로 분류했다"며 "시범경기까지 경쟁이 계속 될 것이다. 거기서 추려진 선수들은 불펜으로 가거나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으며 펑크가 났을 때 대체로 올라올 것이다. 144경기 체제를 대비한다"고 했다.
한용덕 감독은 "보직을 너무 왔다갔다하면 선수도 정신이 없을 것이다. 웬만하면 보직을 미리 정해놓고 변동 없이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송진우 코치도 마찬가지. "정해놓은 보직은 가능한 믿고 가야 한다. 어느 팀이든 변수는 있겠지만 순간적인 보직 이동은 다음에 문제가 됐을 때에도 빠르게 바꾸게 될 것이다"며 가능한 정해진 보직 내에서 움직이겠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의 반응도 좋다. 한 선수는 "선수라면 팀에 맞춰 움직이는 게 맞지만, 보직을 왔다갔다하는 것이 쉽진 않다. 구원으로 던지다 선발로 옮기면 특히 그렇다. 올해 캠프에선 미리 정해놓은 보직에 맞춰 준비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시즌 중 보직 변경이 수시로 이뤄졌던 한화 마운드에도 조금씩 새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waw@osen.co.kr
[사진] 배영수-윤규진-이태양-김민우(위) /오키나와=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