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네 번째로 한솥밥을 먹는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오승환과 추신수(이상 36·텍사스). 동갑내기 단짝인 이들이 텍사스의 투타 중심을 잡을까.
미 언론들은 7일(한국시간) 일제히 오승환과 텍사스의 계약 소식을 전했다. 양 측은 메디컬 테스트만 남겨두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텍사스는 1+1년 최대 725만 달러를 제시해 오승환의 사인을 이끌어냈다. 첫 해인 2018년 연봉은 275만 달러. 2년차 옵션은 클럽에게 있다. 발효시 450만 달러 연봉으로 계약하게 된다. 이 경우 2년 총액 725만 달러 계약이 성립한다. 매년 100만 달러 옵션까지 달성한다면 총액은 925만 달러까지 뛴다.
텍사스는 이미 국내 팬들에게 익숙하다. 2002년부터 박찬호가 뛰었던 팀인 동시에 2014시즌부터 현재까지 추신수가 뛰고 있는 팀이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2013시즌 종료 후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약 1515억 원) 규모의 대형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었다. 이후 4시즌 동안 부침을 겪고 있지만 올해도 텍사스의 지명타자 0순위로 꼽힌다. 여기에 오승환이 가세한다. 1982년생 동갑내기 둘이 텍사스 유니폼을 입고 글로브라이프파크를 누비게 된 것이다.
1994년, 박찬호가 LA 다저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으며 코리안 메이저리거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 황재균(당시 샌프란시스코)까지 총 21명의 한국 선수가 24년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이들 중 같은 시간, 같은 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건 총 세 차례 있었다. 시작은 김선우와 김병현(2005~2006)이 끊었다. 애리조나와 보스턴에서 뛰었던 김병현은 2004시즌 종료 후 콜로라도로 이적했다. 김병현이 콜로라도 첫 시즌을 치르던 8월, 당시 워싱턴에서 뛰던 김선우는 웨이버 공시됐다. 콜로라도가 클레임을 걸었고, 김선우를 품었다. 하지만 김선우는 이렇다할 인상을 남기지 못했고, 결국 2006시즌 도중 신시내티로 이적했다. 둘의 동거는 1년 남짓이었다.
서재응와 구대성도 2005년 뉴욕 메츠에서 함께 뛰었다. 구대성은 불펜투수로 33경기에 나서 23이닝을 던지며 6홀드를 기록했다. 서재응은 선발투수로 14경기에 등판해 8승2패, 평균자책점 2.59로 호투했다. 메츠 선발과 뒷문에서 한국 선수들이 나란히 활약했던 시즌이다.
서재응이 선발등판한 경기에 구대성이 나선 건 총 세 차례였다. 하지만 당시 구대성은 2⅔이닝 평균자책점 10.16으로 썩 좋지 못했다. 또한, 서재응은 류제국과 2007년 탬파베이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하지만 류제국이 17경기 평균자책점 7.33에 그치며 인상깊지 못했다.
오승환과 추신수의 동행은 앞선 사례들보다 더욱 강한 인상을 남길 전망이다. 앞서 언급했듯, 한솥밥을 먹은 한국인 선수들은 모두 투수였다. 야수와 투수가 짝을 이룬 건 이번이 처음이다.
팀내 입지도 그렇다. 추신수는 2018시즌 텍사스의 주전 지명타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텍사스가 오승환을 품은 건 주축 불펜 투수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마무리 투수를 맡게될지 여부는 제프 베니스터 감독과 구단 수뇌부에서 결정할 일이다. 하지만 마무리든 셋업이든 오승환의 역할은 분명 필승조다. 추신수가 맹활약한 경기를 오승환이 지켜내는 장면을 지켜볼 수도 있다.
1982년생 동갑내기인 오승환과 추신수는 평소 절친한 사이로 널리 알려져있다. 2016년 겨울에는 역시 동갑인 이대호와 함께 인생 이야기를 담은 '야구야 고맙다' 서적까지 발간했다. 이들의 시너지가 그라운드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지켜볼 일이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