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의 동료 감독을 성폭행한 혐의로 유죄를 판결받은 이현주 감독, 그리고 피해자 B씨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현주 감독은 지난 2015년 동기인 여성 감독 B씨가 술에 취해 의식이 없는 틈을 타 유사 성행위를 한 혐의로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성폭력 교육 40시간 이수 명령을 받았다. 충무로에서 촉망받던 감독인 이현주 감독이 동성 성폭행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영화계는 충격에 빠졌다. 이현주 감독에게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안긴 여성영화인모임은 이 감독의 상을 박탈했고,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이현주 감독의 영구 제명 절차를 검토하고 있다.
이현주 감독은 6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의 실명을 밝히고 억울하다는 입장을 토로했다. 이 감독은 동성애자라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히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성소수자의 편견이 작용했다"고 억울함을 주장했다. 이어 "재판부의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지만 저는 너무나도 억울하다. 사실과 다른 얘기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세상에 널리 퍼지고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 감독은 '성폭행'이라는 혐의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이현주 감독은 "피해자가 저와의 성관계를 원한다고 여길만한 여러 가지 사정들이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성관계에 대한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며 "피해자가 저를 고소한 이후로 이미 수사가 시작된 상태라 피의자의 신분으로 피해자에게 연락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주위의 조언이 있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모든 사실을 숨김없이 이야기했고, 이 일을 무마하거나 축소시키려고 한 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동성애에 대한 편견과 왜곡된 시선을 감당해야 했지만 제 주장은 전혀 받아주지 않았다. 재판을 받는 기간 동안에도 영화를 만들어 세상에 공개할 수 있었던 것은 저 스스로에 대한 떳떳함과 재판이 끝날 때까지는 유무죄가 가려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었다"며 "재판부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지만 저는 너무나도 억울하다. 저는 지금의 상황이 매우 참담하다. 제 의도나 당시 가졌던 생각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큰 처벌을 받고 살아가는 것도 힘든 상황에서, 사실과 다른 얘기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세상에 널리 퍼지고 있다"고 괴로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B씨 측의 입장은 정반대다. B씨 측은 6일 OSEN에 "이현주 감독이 교묘하게 허위 진술을 계속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B씨 측은 "이현주 감독은 이미 재판부의 판결을 통해 유죄를 받은 상황이다. 1,2심 재판부도 이현주 감독이 상식적으로 맞지 않고 일반적이지 않은 주장을 하고 있다고 판결했다"며 "이현주 감독의 주장과 관련해 사실 관계를 밝히는 입장문을 작성하고 있다. 이현주 감독이 주장한 항목마다 하나하나 사실 관계를 밝힐 것"이라고 규탄했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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