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터처블’에서 박지환과 진구의 케미스트리는 무거운 이 드라마에서 유일한 재미 포인트였다. 두 배우가 일부러 코믹하게 연기한 건 아니지만 이들이 만나서 벌어지는 상황 자체가 웃겼다.
JTBC 드라마 ‘언터처블’에서 박지환은 북천서의 말썽꾼이자 꼴통 구도수 형사 역을 맡았는데 이 드라마에서 북천서 형사들은 대부분 장씨 가문의 수하들과도 같았던지라 구도수 또한 장씨 가문 사람일 거라고 예상했는데 아니었다.
구도수는 북천서의 팀장으로 온 준서(진구 분)와 파트너로 항상 같이 다니며 준서를 도왔다. 때문에 구도수와 준서가 함께 하는 장면들이 많이 등장했는데 두 사람이 상대방을 속이기 위해 합을 맞춰 거짓 통화를 하거나 정혜(경수진 분)의 사진을 들고 조사를 하러 다닌 구도수가 준서에게 정혜를 자신의 여자친구로 믿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고 준서가 그런 구도수를 한심하게 바라보는 장면 등이 웃음을 자아냈다.
박지환과 진구는 극 중 팀장과 형사로 호흡을 맞췄는데 사실 두 사람은 동갑이다. ‘언터처블’에서 차진 케미스트리를 보여준 이들은 드라마 밖에서도 SNS를 통해 환상의 브로맨스를 자랑하며 팬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두 배우는 호흡을 맞추면서 절친으로 거듭났다고. 드라마 종영 후 둘이 여행도 다녀온 사이다.
- 진구와 호흡을 맞췄는데 소감은?
▲ 진구를 엄청 존경하고 사랑하게 됐다.(웃음) 사람이 그렇게 클 수가 없다. 그 친구가 다른 사람들에게 하는 배려를 보면 놀랍다. 돈이 있다고, 스타라고 떴다고 되는 게 아니라 원래 저런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진구와는 둘이 술을 먹고 함께 하면서 친해졌다. 이번에 일본 여행도 같이 다녀왔다. 진구는 보면 보통이 아니다. 거인 같은 사람이다. 잔 칼을 들고 싸우는 게 아니라 큰 검을 들고 싸우는 사람 같다. 족적을 보면 없다가도 한 번 크게 있다. 진구에게 ‘너는 거인의 발걸음’이라고 했다. 진구에게 ‘친구야 고마워 사랑해’라고 문자를 보내기도 한다. 표현하는 걸 간지러워하면서도 좋아한다.
진구가 칭찬 좀 그만하라고 한다. 그만 좋게 봤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나는 삶에 큰 동료를 얻었다. 진구도 인맥은 내 인생에서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다고 했는데 왜 자꾸 자기 맘에 들어오냐고 했다.(웃음)
-진구와의 호흡은 어땠는지? 만족하나?
▲ 서로 너무 좋았다. 한 신 촬영이 끝나면 서로 ‘선수야’, ‘너무 잘한다’, ‘네가 있으면 다 던질 수 있네’라고 그랬다. 심지어 드라마 보다가도 문자가 온다. ‘내 친구 잘한다’, ‘너무 좋아’라고 문자가 온다.
X팀은 다 친하게 지냈다. 원상이 형은 ‘대립군’ 때 6개월 동안 같이 호흡을 맞췄다. 이번에 만났을 때도 원상이 형이 감독한테 ‘지환이가 경험이 없는 것 같고 드라마가 처음인 것 같지만 나는 이 친구를 안다. 어떤 인물을 맡겨도 다 해낼 친구’라고 했더라. 그 말이 너무 행복하고 고마웠다.
-‘언터처블’이 본격적으로 출연한 첫 드라마인데 어떤 의미의 작품인지?
▲ ‘드라마는 이런 거다’라고 드라마의 재미를 알게 해준 드라마였다. 작품이 좋고 인물이 좋으면 안 할 이유가 없다. 배우가 뭘 기다리겠나. 드라마의 글도 중요하지만 플레이어들도 중요한 것 같다. 배우들이 시나리오를 깨우는 작업이 좋다. 쇼킹하게 깨우고 싶기도 한데 배우의 상호 작용이 중요한 것 같다. 작품은 캐스팅이 다라는 말이 있는데 캐스팅을 잘못한 게 아니라 어떻게든 좋게 만들어야 하는 게 팀워크인 것 같다.
-배우로서의 목표는?
▲ 특별한 목표가 없다. 상에 연연한다면 연기를 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렇게 저렇게 굴러떨어지다 보면 그게 내 위치라고 생각한다. 힘들게 맞춰서 살고 싶지 않다. 그저 예쁜 정원이 있는 전원주택을 갖는 게 목표다. /kangsj@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