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경, 김희애, 김강우까지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한 작품에 모였다.
6일 오전 서울 CGV 압구정에서는 영화 '사라진 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창희 감독을 비롯해 주연 김상경, 김강우, 김희애가 참석했다.
오는 3월 8일 개봉하는 '사라진 밤'은 국과수 사체보관실에서 사라진 시체를 두고 벌이는 단 하룻밤의 강렬한 추적 스릴러다. '믿고 보는 배우' 김상경, 김희애, 김강우가 연기 호흡을 맞췄다.
김상경은 사라진 시체의 행방을 추궁하며 진한에 대한 의심을 놓지 않는 형사 우중식, 김강우는 아내를 살해하려는 완전범죄를 계획한 남편이자 대학교수 박진한, 사체보관실에서 흔적 없이 사라진 아내 윤설희를 각각 맡았다.
김상경은 "'살인의 추억' 등에서 형사 역할을 좀 했는데, 이번에 중식은 좀 헐렁한 형사다. 놀고 싶어하고, 집에 빨리 가고 싶어하는 캐릭터다. 그런 모습이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살인의 추억' 끝나고 형사 시나리오를 100편 정도 받았다. 당시 2년 정도 형사 역할을 안 했는데, 아무래도 인연이 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사라진 밤' 배우들은 "김희애가 이 영화로 '스릴러 퀸'이 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김희애는 "배우들이 직업적으로 가장 만족하는 게 자기와 다른 인생을 살아보는거다. 그래서 행복했다. 역할보다는 작품 전체를 보고 이 작품에 참여하고 싶었다.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었다. 개인적으로는 스릴러는 무서워해서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 작품은 계속 궁금해서 읽었다. 무서운 것보다 다른 호기심이 계속 생겼다"고 말했다.
김상경은 "우리 영화 예고편 클립이 3일 만에 조회수가 1,100만을 넘었다. 전적으로 김희애 선배님의 영향이라고 생각한다. 포스터에 있는 선배님 사진이 우리 영화의 모든 힌트가 들어있다. 배우가 한 장면으로 저 정도를 표현한다는 게 쉽지 않다"고 극찬했다.
김강우는 처음에 강한 캐릭터 탓에 거절을 했었다고. 그러나 감독님과 선배님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고 했다.
그는 "출연을 제안 받고 '이거 했을 때 '국민망할놈' 되겠구나' 싶었다. 완전 비호감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걱정했다. 그런데 감독님을 만나고, 김상경, 김희애 등 선배님들이 하신다는 애기를 듣고 하게 됐다. 캐릭터 표현이 쉽지 않았는데, 시간대 별로 피폐해지는 캐릭터를 표현하려고 했다. 일부러 말도 많이 안하고 외롭게 보냈다"고 털어놨다.
이번 영화에서 처음으로 부부로 호흡을 맞춘 김희애와 김강우는 촬영하면서 느낀 점을 언급했다. 두 사람은 학교 선후배이자, 영화계 선후배 사이다.
김희애는 "후배라도 함께 연기하는 건 어렵다. 우리가 영화에서 정상적인 부부 관계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나이 차이가 있다. 내 캐릭터가 돈이 좀 있어서 나를 선택한 것 같다.(웃음) 김강우도 극중 지은 죄가 많아서 그런지 현장에서 날 피하더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김강우는 "예전부터 존경하던 선배님이라서 '부부 호흡을 맞출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현실에서 선배님한테 느끼는 감정을 거둬냈다. 연기하면서 선배님 캐릭터 자체가 나에겐 넘사벽인 캐릭터였다. 나를 조여오고, 내 위에 있고, 부처님 손바닥 같은 느낌이었다. 아내를 보는 느낌은 늘 주눅 들어 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캐릭터가 잘 표현된 것 같다"며 만족했다./hsjssu@osen.co.kr
[사진] 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