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이달 14일 관객들을 만나는 영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감독 조근현)는 역사와 상상력이 만난 팩션 사극이다. 19세기 세도정치에 시달리던 농민들이 일으킨 홍경래의 난으로 힘을 잃은 왕 헌종, 수탈에 지친 백성 등 조선 후기 사회상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 여기에 가상의 인물들이 결합해 흥미로운 스토리를 창조해 나간다.
정우는 6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기존의 흥부는 전형적인 인물인데,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완전히 새롭게 그려진 인물이라서 너무도 새로웠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정우는 글로 조선을 들썩이게 한 천재작가 흥부를 연기한다. 영화계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그가 영화 ‘재심’ 이후 1년 만에 복귀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꾸준한 활동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는 정우가 ‘흥부’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한 셈이다. 주로 현대극을 통해 관객들을 만났던 만큼 처음 만난 사극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정우는 이번 작품에 대해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흥부와 전혀 다른 참신한 캐릭터임과 동시에 낯설지 않은 인물”이라며 “첫 사극 도전이어서 더욱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전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예능 ‘꽃보다 청춘’을 통해 시청자들과 친밀함을 다진 정우는 영화 ‘쎄시봉’ ‘히말라야’ 등 스크린을 통해 다채로운 캐릭터를 선보이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져오고 있다.
정우와 호흡을 맞춘 배우 김주혁은 ‘방자전’(2010) 이후 8년 만에 사극으로 돌아와 백성들의 정신적 지도자이자 소설 흥부전의 주인공 조혁을 연기했다. 인간적이고 소탈한 매력으로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배우인 만큼 조혁과 높은 싱크로율을 선보였다.
‘흥부’는 김주혁의 유작으로 그의 마지막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어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정우는 故김주혁에 대해 “동료 배우들도 그렇고 ‘이웃사촌’ 팀도 응원과 위로를 많이 해줬다. 감독님도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며 “모든 분들이 제게 ‘씩씩하게 하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그런 마음을 먹고 시작은 하는데 쉽지가 않다. 영화로 선배님을 오랜만에 보니까 더 마음이 아프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촬영 전보다 끝나고 나서 더 의미가 큰 작품이었다. 제 마음속에 있는 추억이 제가 말로 꺼냄으로써 타 버릴까봐 걱정되는 마음이 있다. 두려워서 더 말을 아끼게 되는 거 같다”며 “김주혁 선배님이 진짜 좋은 선배이자 배우이셨다. 알고 지낸지는 꽤 됐다. (저와의 연기)호흡은 너무너무 좋았다”고 진심 가득한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런 얘기를 하기가 나이가 많지 않아서 조심스럽긴 하다. 근데 카메라 앞에 서면 배우로서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근데 (김)주혁 선배와 연기할 때는 외롭지 않았다. 굉장히 큰 힘이 됐다. 외롭지 않았다. 그래서 감사하다. 말로써 표현하기가 참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purplish@osen.co.kr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