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소리를 사랑해주세요"
1980~90년대 국악의 대중화를 이끈 국악인 신영희. 65년째 한 길만 걷고 있는 그가 오랜만에 TV쇼에 나와 구수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냈다.
6일 오전 전파를 탄 KBS 1TV '아침마당-화요초대석에'에 국악인 신영희가 게스트로 나왔다.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려고 한동안 TV 출연을 자제했다는 그는 반갑게 시청자들에게 인사했다.
하지만 그의 입담은 녹슬지 않았다. 16살 때 가장이 된 과거부터 "남자 동창들이랑 오줌 멀리싸기 내기를 해서 내가 이겼다"는 에피소드까지 털어놓으며 눈물과 웃음을 선사했다.
그가 활약했던 코미디 코너 '쓰리랑 부부'도 빼놓을 수 없었다. 국악인으로서 전통 연극을 하던 신영희는 '쓰리랑 부부'를 통해 김미화, 김한국과 호흡을 맞췄다. 1980년대 후반 "음메 기살어, 음메 기죽어"는 최고의 유행어였을 정도.
신영희는 "'쓰리랑 부부'는 대단한 프로그램이었다. 다들 길 가다가 식당에 들어가 볼 정도였다. 처음에는 대본을 줬는데 커닝하니까 부자연스럽더라.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해서 애드리브로 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특히 그는 2005년 황혼이혼한 일을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신영희는 "여주에 별장을 지었는데 나 모르게 재혼한 남편이 자기 앞으로 해놨더라. 내 앞으로 안 돌려놓으면 지명수배 내린다고 했다. 그랬더니 다시 돌려놨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이후엔 남편이 바람까지 피웠다. 1994년에 결혼해서 2005년에 결국 이혼했다. 이혼한 후에는 돈도 떨어지고 젊은 여자도 떠나니까 병이 나서 저 세상으로 갔다"고 덧붙여 듣는 이들을 숙연하게 했다.
두 번의 이혼 후 신영희는 근심을 내려놓고 다시 소리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그는 "화가 났지만 다 잊었다. 스트레스 안 받으려고 욕심도 호기심도 다 버렸다. 다 잊었고 내려놨다"며 미소 지었다. /comet568@osen.co.kr
[사진] '아침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