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피겨스케이팅 페어 대표팀이 만난 순간 그들은 서로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남한의 김규은-감강찬과 북한의 렴대옥-김주식이 지난 5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공식훈련을 함께 했다.
남북 피겨 선수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처음으로 한국무대에 선 최초의 순간이었다. 이번 만남은 당초 기대보다 하루 늦게 진행됐다.
북한의 렴대옥-김주식 페어는 지난 1일 북한 선수단 본진에 포함되어 한국으로 건너왔다. 렴대옥-김주식 페어는 이미 이틀 간 훈련을 진행하며 올림픽을 향한 막바지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한편 4일 남한의 김규은-감강찬 페어도 강릉선수촌에 입국하며 인연이 깊은 남북 피겨 페어의 만남에 관심이 모아졌다. 남북 두 페어는 지난해 여름 캐나다 전지훈련을 함께 하며 화제가 된 바 있었다. 당시 각자가 만든 김밥과 김치를 나눠 먹으며 우정을 키웠다.
두 페어 사이의 우정이 흔들린 적도 있었다. 남북 단일팀이 논의되면서 여자 아이스하키처럼 렴대옥-김주식 조를 한국 피겨 팀 이벤트에 포함시킨다는 제안이 나오기도 했다.
남한의 남자, 여자 싱글 대표 선수와 북한의 렴대옥-김주식 조를 페어로 출전시키자는 것. 팀 이벤트에서 남북이 하나로 뭉칠 수 있다며 이 주장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단일팀은 아이스하키에만 진행되면서 이 일은 무산됐다. 김규은-감강찬은 비록 자력으로 올림픽 티켓을 따지는 못했지만 개최국 쿼터로 평창올림픽에 나올 수 있었다.
연습을 함께 하거나 이야기를 나눌 여유가 없는 바쁜 일정 때문에 김규은-감강찬 조와 렴대옥-김주식 조의 제대로 된 만남은 지연됐다. 한 페어가 훈련에 참여하면 한 페어는 휴식을 가지며 서로 엇갈렸다.
결국 5일 오후 3시 강릉 아이스아레나 한 링크에 서면서 두 페어의 만남이 일어날 수 있었다. 취재진이 몰려서 두 페어는 서로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훈련에만 열중했다.
두 페어는 모두 훈련에 집중하던 중에 서로 잠시 눈이 마주쳤다. 그 순간 두 페어는 서로에게 환한 미소로 반가움을 나타냈다. 말도 할 수 없는 환경이었지만 미소는 보일 수 있었다.
남북을 대표하는 두 페어는 오후 8시 경에 한 차례 훈련을 함께 가졌다. 앞선 훈련보다 더욱 친밀해진 두 페어는 서로 어깨동무도 하며 우정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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