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슝 스토리] 롯데에 모인 ‘한미일 위너’, 그들이 말하는 왕좌의 조건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2.06 10: 00

한국, 미국, 일본 각 프로무대 왕좌의 자리까지 올라 우승을 경험했던 ‘위너’들이 롯데의 이름 아래에 모였다.
롯데는 KBO리그 출범 이후 2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그러나 지난 1992년 이후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다. 사실 정규시즌 우승도 없는 팀이다. 1982년 리그 출범과 함께한 원년구단이지만 우승의 감격을 누릴 기회가 많지 않았다. 모든 구단들이 시즌에 돌입하기 전,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목표는 우승이다. 롯데 역시 마찬가지였다. 결국 롯데는 프로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셈이다.
롯데 구단의 목표는 올해 역시 다르지 않다. 그리고 올해는 그 목표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더욱 박차를 가했다. 구단의 행보, 그리고 선수단의 의지 모두 이제는 우승이라는 목표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한국과 미국, 일본에서 우승의 맛을 느껴본 선수들이 롯데에 모였다.

지난해 친정팀으로 돌아온 이대호는 지난 2014년과 2015년,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 소속으로 2년 연속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바 있고, 2015년에는 일본시리즈 MVP까지 거머쥐었다. 롯데에서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던 이대호가 다시 돌아왔을 때는 우승 경험자가 되어 있었다. 아울러 올해 롯데에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 중에도 우승 경험자가 있다. 외야수 민병헌이 2015년과 2016년,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바 있고, 투수 고효준은 지난해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했다. 내야수 채태인 역시 2010년대 초반 삼성 왕조의 일원으로 우승을 경험한 바 있다. 여기에 새 외국인 선수인 펠릭스 듀브론트까지 지난 2013년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우승 샴페인을 터뜨린 바 있다. 이들은 그 누구보다 우승이 얼마나 짜릿한지를 알고 있다.
가장 최근 두산에서 우승을 경험했던 민병헌은 아직도 우승의 여운을 잊지 못한 선수 중 한 명이다. 민병헌은 “두산에 있으면서 최근 3년 간 우승 2번 준우승 1번을 했다. 우승이라는 기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아직 그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음가짐 자체를 단단히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수들과 후배들에 얘기하는 부분인데, 모든 롯데 선수들이 우승이라는 단어만 생각하고 가야 한다. 포스트시즌 얘기만 하면 포스트시즌까지밖에 안 된다고 생각 한다”며 “모든 선수들이 똑같은 마음으로 우승을 향해 가야 한다. 우승을 향해 가는 데 선수들의 기를 무시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듀브론트 역시 월드시리즈 우승 시즌의 기억을 잊지 못했다. 그는 지난 5일 캠프 합류 직후 인터뷰에서 “월드시리즈 우승 시즌에는 스프링캠프 첫 날부터 보스턴 선수들의 우승에 대한 열망이 정말 강했다”고 말했다. 듀브론트가 강조한 것 역시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과 멘탈이었다. 민병헌의 얘기와 일맥상통했다. 당시의 향수를 롯데에서 느낄 수 있었다고. 그는 “오늘(5일) 첫 날 스프링캠프 훈련을 해보니 우승에 대한 자신감이 보이고 분위기가 보여서 행복하다. 그때와 같이 승리의 열망을 가지고 모든 연습 과정에서 즐겁게 열심히 한다면 경기에서도 똑같이 실현해 우승 시즌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 한다”며 “나의 경험과 멘탈을 모두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우승 경험을 기꺼이 선수들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6년 만에 친정팀에 복귀해, 5년 만의 가을야구를 이끈 이대호는 다른 누구보다 롯데의 우승을 열망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고향인 부산에서 만약 우승을 하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다. 나도 롯데 팬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감동을 한 번 느껴보고 싶다”는 것이 이대호의 말. 롯데에서의 우승만큼 간절한 것은 없다.
아울러, 이대호는 올해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선수들의 기운이 사뭇 달라졌다고 느끼고 있다. 그는 “우승을 해보지 않은 선수는 그 느낌을 정말 모른다”면서도 “우승에 다 목말라 있는 것 같다. 선수들의 자세와 눈빛이 다 달라졌다. (민)병헌이도 두산이 아닌 부산 팬들 앞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고 얘기를 했고, (채)태인이도 삼성이 아닌 고향 부산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면서 "이제는 선수들 모두 우승을 목표로 하고 온 분위기다. 우승 하고 싶다고 말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선수들이 4강이 아닌 더 위를 바라보고 있다. 선수들 모두 자신감이 더 붙은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우승을 해 본 자만이 느낄 수 있는 그런 기운을 느낀 셈이다.
결국 한국과 미국, 일본에서 우승을 경험했던 3명의 선수가 공통적으로 언급한 우승의 조건은 선수들의 멘탈과 마음가짐이다. 그리고 현재까지 우승 경험자들이 느낀 롯데 선수단 전체의 기운은 우승을 향해 있다는 것이다. 과연 이들의 느낀 우승의 조건과 기운이 올해 가을, 롯데를 어느 위치에서 볼 수 있게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jhrae@osen.co.kr
[사진] 가오슝(대만)=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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