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서 주목받는 여성 감독 A씨가 동료 영화인을 성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영화계 파문이 커지고 있다.
여성 영화감독 A씨는 지난 2015년 동기인 여성 감독 B씨가 술에 취해 의식이 없는 틈을 타 유사 성행위를 한 혐의로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성폭력 교육 40시간 이수 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A씨는 준유사강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도중에도 영화를 만들어 여성영화인모임이 주최하는 올해의 여성영화상을 비롯해 지난해 열린 각종 영화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A씨에게 지난해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안긴 여성영화인모임은 가장 먼저 A씨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은 한 해 주목할 만한 활약을 펼친 여성영화인을 조명하는 행사. 그런데 영광의 수상자였던 A씨가 다름아닌 동료 여성 영화감독에게 성적 폭력을 행한 사실이 알려지며 상의 의미를 퇴색시켰고, 여성영화인모임 측은 곧바로 여성영화인상의 박탈을 공지했다.
여성영화인모임 측은 "여성영화인모임은 A씨의 사건에 대해 2월 2일에서야 제보를 통해 인지하게 되었고 이에 이사회를 소집했다. 이사회는 이 사건이 여성영화인모임의 설립목적에 명백히 위배된다고 판단하여 A씨의 수상 취소를 결정했다"며 "수상자 선정 과정에서 이 사건에 대해 면밀히 파악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여성영화인모임은 여성영화인의 권익을 옹호하고 성평등 구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A씨의 영화계 퇴출 움직임은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영화감독조합 역시 A씨의 영구 제명 절차를 밟고 있다. 한국영화감독조합 측은 준유사강간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A씨와 관련한 일들을 매우 중대한 사안으로 파악하고, 조합에서 영구 제명하는 절차를 진행 중인 것. 한국영화감독조합 관계자는 5일 OSEN에 "A씨에 대해 영구 제명 절차를 진행 중이며, 제명 여부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폭력으로 유죄 판결을 받을 만큼 A씨는 한국영화감독조합으로부터 제명될 가능성이 크다.
A씨는 지난해 빛나는 활약을 펼치며 충무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감독으로 떠올랐다. 그런 A씨가 영광을 누리고 있는 사이, 중대한 성범죄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영화계에서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수상박탈부터 제명까지, A씨에 대한 영화계의 움직임이 더욱 발빨라지고 있다. 여전히 A씨는 침묵을 지키고 있는 상황. 과연 영화계에서 시작된 A씨의 퇴출 움직임이 어디까지 계속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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