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KIA를 참고하라'
KIA는 지난해 투타 모두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하며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석권했다. 4월 중순부터 선두로 치고 나간 KIA는 시즌 최종전까지 한 번도 1위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시즌 막판 두산의 맹추격에 공동 1위까지 따라잡혔지만, 최종전서 정규시즌 1위를 확정했다. KIA는 여세를 몰아 한국시리즈에서도 두산을 4승1패로 누르고 통합 우승을 일궜다. 2009년 이후 8년만의 감격.
투타 모두 리그에서 손꼽히는 전력이었다. 선발 듀오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는 나란히 20승을 달성했고, 팻딘과 임기영 역시 10승 근접한 활약을 펼쳤다. 타선도 '타율왕' 김선빈을 축으로 일곱 명의 타자가 규정타석 3할을 기록했다.
이제 그들의 시선은 당연히 수성이다. KIA의 올해 목표 역시 우승일 수밖에 없다. 스토브리그 전력 보강도 알찼다. 내부 FA였던 양현종과 김주찬을 비롯해 외인 3인방을 모두 잔류시켰다. 거기에 '리빙 레전드' 정성훈까지 무상으로 데려왔다. 객관적으로 보면 플러스 요소가 다분하다.
하지만 마냥 낙관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2009년과 2017년 모두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던 나지완은 "2010년에도 무조건 우승할 거로 생각했다. 당연시 한 것 같다. 하지만 막상 그게 아니었다. 자신감만으로 될 건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2009년 왕좌에 오른 KIA는 이듬해 승률 4할4푼4리에 그치며 5위에 머물렀다.
2009년 당시 최상의 'IF'가 모두 터졌다면, 2010년은 그 반대였다. 2009년은 아킬리노 로페즈(14승5패)와 릭 구톰슨(13승4패) 외인 원투펀치에 양현종(12승5패)이 선발진을 구축했다. 거기에 'SKY라인' 손영민-곽정철-유동훈이 뒷문을 틀어잠궜다. 타석에서도 김상현과 최희섭이 69홈런을 합작해내며 중심을 잡았다.
하지만 2010년에는 그렇지 못했다. 로페즈를 비롯한 선발진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과부하가 걸렸던 SKY라인은 붕괴 수준까지 무너졌다. 양현종(16승8패)을 제외하면 10승을 넘긴 투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타석에서도 이용규를 제외하면 타율 3할을 넘긴 이가 없었다. 김상현과 최희섭의 합작 홈런은 42개였지만 타점이 현저히 줄었다. 6월과 7월 사이 16연패에 빠지며 무너졌다. 그럼에도 4강 싸움을 펼쳤다는 자체는 대단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올해 KIA 역시 우승 후유증을 경계하고 있다. 그때와는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시즌 종료와 동시에 스토브리그 최대 승자로 떠오른 것이 그 반증이다. 복덩이였던 로저 버나디나, 헥터 노에시, 팻딘과 일찌감치 재계약 완료했다. 거기에 양현종과 김주찬이 남았으며, 정성훈을 데려왔다. 이들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2018시즌을 준비해왔고, 현재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나지완은 "당장 나를 비롯해 (양)현종이, (안)치홍이 등 2009년 우승 멤버가 그때를 기억할 것이다. 또, (최)형우 형, (이)범호 형처럼 경험 많은 선수들이 있다. 그때처럼 실패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양현종 역시 "KIA라는 팀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발전할 것이다"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2010년의 아픔은 2018년 KIA에게 좋은 반면교사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