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기다려야 한다".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로 이적한 윌린 로사리오(29)가 연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일본 언론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로사리오 관련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연습 배팅일 뿐이지만 추정 비거리 145m 특대탄, 외야 카메라 직격탄 등의 헤드라인으로 연일 로사리오를 향한 기대감을 높여나가고 있다.
전직 메이저리그 주전 포수 출신으로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2년 연속 맹활약한 로사리오의 커리어는 호들갑을 떨기 충분하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두 배가 된다. 로사리오의 일본야구 성공 관건은 얼마나 차분하게 기다리느냐에 달렸다.
지난 2016년 한화에서 로사리오와 한솥밥을 먹은 쇼다 코우조(56) KIA 타격코치의 생각이 그렇다. 로사리오는 2016년 한국에서 첫 해에도 4월 한 달간 홈런 1개에 그치며 고전했지만 전담으로 붙은 코우조 코치 지도로 5월부터 반등에 성공했다.
일본 오키나와 KIA 캠프에서 만난 코우조 코치는 "한신 스카우트들이 오래 전부터 로사리오에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내게도 로사리오에 대한 평가를 물어보기도 했다"며 "일본에서도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얼마나 참고, 기다릴지가 관건이다. 팀에서 믿고 쓴다면 충분히 잘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코우조 코치가 로사리오에게 주문하고 싶은 메시지는 '서두르지 말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첫 해에도 바깥쪽 변화구에 약점을 드러내며 심리적으로 급격하게 흔들린 바 있다. 코우조 코치는 "급하게 쫓기지 말아야 한다. 자기 자신을 믿고 임한다면 성적은 분명히 난다. 스스로를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우조 코치는 로사리오의 모나지 않은 성격과 자세가 성공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로사리오의 가장 큰 장점은 성격이다.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줄 안다. 자기 것만 고집하지 않고 코치의 말도 들어본다.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는 도전 정신을 갖췄다. 그만큼 적응력 있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선수 본인과 팀 모두 인내심 갖고 기다리면 성공할 것이란 기대다.
한신이 로사리오를 거액에 스카우트한 것처럼 일본에서 KBO리그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평가도 높아지고 있다. 코우조 코치는 "한국에서 뛰는 외인들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높다. 그만큼 KBO리그의 수준이 올라왔다는 뜻이다. 로사리오는 한국에서 2년간 좋은 성적을 냈고, 다른 선수들보다 기대치가 훨씬 높다"고 말했다.
로사리오로선 주변의 높은 기대치에 흔들리지 않는 뚝심이 필요하다. 그는 "한국에서 인내심, 참는 것의 소중함을 배웠다. 한국에서 2년을 경험한 것이 일본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waw@osen.co.kr
[사진] 로사리오(위)-코우조 코치. /오키나와=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