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③] 윤종신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곳에 답이 있었다"
OSEN 정지원 기자
발행 2018.02.05 09: 18

] 가수 겸 프로듀서, 또 미스틱 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인 윤종신의 머리 속은 쉴 새 없이 돌아간다. '월간윤종신'을 통해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며, '리슨'으로 다양한 음악을 대중에게 선보이고, 미스틱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움직이는 그는 남보다 한 발 앞선 시선으로 트렌드를 기민하게 좇고 있다. 
그런 윤종신을 서울 모처의 한 녹음실에서 만났다. '리슨 스테이지'를 위해 연습 중이던 그는 잠시간의 인터뷰를 통해 그가 생각하는 음악 시장의 현 주소와 40대 아티스트로서 가지는  소회, 앞으로 엔터 산업의 변화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윤종신과의 일문일답.
◆'월간윤종신'은 그동안 영화, 미술감독 등과 다양하게 콜라보레이션 해왔다. 

가수, 영화감독, 미술감독 모두 위로 거슬러 올라가면 모두 하나의 이야기꾼이다. 이야기꾼들이 각자의 방식대로 아웃풋을 도출하는 것이다. 때문에 하나의 이야기를 가지고, 나는 노래를 만들고 누군가는 영화를 만들고 또 다른 이는 미술을 하는 방식으로 협업이 가능하다. 현재 소설가와도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올해 '미스틱 오리지널'을 론칭한다. 일종의 시리즈 영상물을 만들어내는 영상 사업이다. 지난해 단편영화 감독들과 만남을 가지며, 단편영화 열 두 편을 한 해에 발표하는 아이디어를 주고받은 적 있다. 이 아이디어가 오가는 과정에서 JTBC '전체관람가'라는 예능이 나왔고, 여기서 시행착오를 미리 겪어볼 수 있었다.(웃음) 그래서 괜찮은 토대를 갖춰 영화감독들과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어 볼 예정이다. '미스틱 오리지널'이라는 이름으로 곧 대중을 찾아갈 것이다. 
◆영상에 중점을 두는 것인가. 
혹시 넷플릭스를 보는가. 넷플릭스에 미래가 있다. 감히 단언컨대 이젠 '20분짜리의 시대'가 온다. 스토리텔링을 갖추고 있지만 길지 않은 영상물이 몰려올 것이다. 미스틱은 그 곳에 일찍 발을 내딛는 것이다. 
◆음악만 하는 미스틱이 아닌,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미스틱으로 변화하는 것 같다.
'연예인 소속사'라는 정체성을 넘어설 것이다. 이야기 하나가 노래, 영화, 소설이 되는 시대에서 콘텐츠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방송사가 만드는 드라마와 예능 러닝타임은 너무 길다. 영화사는 3년을 제작해 일주일 만에 승부보려고 과도한 마케팅을 한다. 대중의 시간을 더 많이 뺏기 위해 미련하고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 해결책은 '이야기'다. 재밌는 이야기를 가진 곳이 결국 승리한다. 미스틱 소속 김은희같은 좋은 '이야기꾼'에게 미래의 답이 있는 것이다. '구라쟁이'들이 많아야 하는 시대가 왔다. 
◆미스틱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는가.
미스틱은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가 돼야 한다. 사람보다 콘텐츠에 투자해서, 그 사람들이 좋은 콘텐츠 때문에 미스틱에 남길 선택하게 만들어야 한다. 소속 연예인 A가 대박이 났다 치자. 그럼 계약 끝나면 우리 회사에 더 있을 이유가 없다. 갑을이 갑자기 바뀌는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미스틱이 콘텐츠를 잘 만든다면, 이 콘텐츠의 도움을 받기 위해 미스틱에 남으려 하는 이들이 발생할 것이다. '미스틱 오리지널'은 그런 회사가 되기 위해 내놓는 영상 콘텐츠 플랫폼이다. 
◆'미스틱 오리지널'에 대해 좀 더 설명해달라.
'미스틱 오리지널'은 워킹 타이틀과 폭스처럼 일정한 톤 앤 매너로 꾸준히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자 한다. 그래서 미스틱에서 최고 수익을 올리는 이가 윤종신 서장훈이 아닌 '미스틱 오리지널'로 만들 것이다. 그럼 '미스틱 오리지널'이 자체적으로 고용 구조를 갖게 되면서 힘을 가지게 된다. 미스틱의 팀워크가 만들어내는 고유의 힘이 있어야 한다는 게 내 주의다. 연예인 누구 하나가 나가더라도 회사가 흔들리지 않게 되는 것이다. 
솔직히 난 스타 가수, 스타 배우보다 여운혁이 더 중요하다. 예능만 봐도 'MC의 시대'에서 'PD의 시대'로 넘어갔다. 예전엔 유재석, 강호동을 안 쓰면 안 됐지만, 이젠 김태호, 나영석이 있어야 하는거다. 나영석의 예능에서 중요한 인물이 빠진다고 해서, 나영석이 예능을 못 만들까? 아니다. 그는 또 다른 인물을 발굴해낼 것이고, 수많은 연예인들이 그와 함께 하고 싶어할 것이다. 콘텐츠 심장부에 있는 크리에이터가 연예인보다 중요하다. 
◆'미스틱 급변의 시대'다.
그래서 올해는 미스틱 콘텐츠 사업의 토대를 더 마련할 것이다. 창의적인 발상, 탈규칙성에서 나오는 참신함에서 답을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경제에 비해 문화수준이 정말 높다. 곧 우리 문화는 더욱 부강해질 것이고 시대는 급변할 것이다. 그 중심엔 수준 높은 대중이 있다. 그들에게 고급 문화를 제공하기 위해서, 좋은 이야기와 고급스러운 담론이 있는 콘텐츠를 선점할 것이다. 레트로 베이스의 씨티팝, 발상부터 다른 퓨어킴의 가사, 새소년과 카더가든의 음악, 어덜트 컨템포러리 중심에 선 크로스오버 시장 같은 것. 여느 기획사들이 하지 않는 것에 다가가겠다.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곳에 답이 있다./jeewonjeong@osen.co.kr
[사진] OSEN DB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